국민일보 겨자씨/2025년 겨자씨

[겨자씨] 주님을 대하듯

♥사랑 2025. 5. 1. 00:10

[겨자씨] 주님을 대하듯


얼마 전 해외 방문을 가던 중이었다.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안전고도에 도달하자 기내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승무원들이 좁은 복도를 오가며 열심히 서비스하고 있었다. 나도 주문한 음식을 받았다. 복도 쪽에 앉아있던 나는 습관대로 승무원에게 말했다. “여러분의 서비스 덕분에 이렇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녀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무슨 실례를 했는지 걱정돼 물었다. 그녀는 “음식을 서비스하면서 승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면서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했다. 나는 진심으로 당신의 친절한 서비스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내가 독서등을 켜고 책을 읽고 있을 때 음료수와 간식을 몇 차례 가져다주었다. 부탁한 적도 없는데. 그때마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우리는 돈을 낸 만큼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비스는 상품 이전에 한 사람의 인격이 담긴 고귀한 노동이다. 우리는 돈으로 서비스를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매개로 서비스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그 사람 또한 하나님의 형상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든 주님을 대하듯 해야 하는 이유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