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한 아기의 등장
한 아기가 태어나 예배에 처음 참석하는 날이었습니다. 아빠 품에 안겨 아기가 나올 때부터 모든 교우가 놀라움과 반가움에 “와” 하고 환호했습니다. 아기를 위해 기도할 때도 “아멘” 소리가 예배당 안에 가득했는데 가끔 웃음소리도 새어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기도하는 내내 아기가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른들이 아기를 축복하는 시간이었지만 제 눈에는 오히려 아기 존재 자체가 모든 교우를 축복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날을 생각해 보면 한 아기의 탄생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인 충격적인 상황 앞에서 우리는 모두 놀라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출산율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결혼과 출산 자체가 바로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축복을 담아내야 하는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그릇입니다. 우리 모두 이 그릇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래서 거리마다 가득한 유모차와 아장아장 걷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출처] 국민일보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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