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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교회는 야전병원이다

♥사랑 2019. 12. 27. 02:35

[겨자씨] 교회는 야전병원이다


“전쟁이 끝난 뒤 야전병원을 상상해 보세요. 교회란 그런 곳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말입니다. 오늘날 사회는 전쟁터와 같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매일 상처를 입습니다. 야전병원에서는 어쩌다 다쳤냐고 묻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아픔을 끌어안고 치료할 뿐입니다. 야전병원의 임무는 어떻게든 사람을 살려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야전병원에는 그 생명을 살려낼 기구나 의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수술실도 천막에 불과하고 약품과 물자도 항상 부족합니다. 기껏해야 진통제를 놓아주고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아주는 것 외에 야전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부상병들은 그 야전병원에 누워 평안을 맛봅니다. 완벽한 치료 때문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군의관들과 한밤중에도 교대로 환자를 돌보는 의무병들이 있습니다. 이들 덕분에 안식을 찾을 수 있죠. 아군의 품에서 부상병들은 깊은 평안을 맛봅니다.

교회가 바로 이런 곳입니다. 모두가 부족하지만 서로 함께하기에 평안을 누리는 야전병원입니다.

올 한 해도 전쟁 같은 삶 속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홍융희 목사(부산성민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14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