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국민일보 겨자씨 1998

[겨자씨] 식탁으로의 초대

[겨자씨] 식탁으로의 초대‘식구’라는 말은 가족이라는 말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합니다. 그만큼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친밀한 관계라는 뜻입니다. ‘동료’란 뜻의 영어 ‘companion’은 라틴어 ‘com-’과 ‘panis’의 합성어입니다. ‘함께 빵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 동료이고 가족이 됩니다. 밥을 먹는 순간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됩니다.이집트를 떠나기 전 유월절 양을 잡을 때 식구가 적은 가정은 다른 가정과 함께 한 마리의 양을 잡았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나올 때 다양한 민족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들도 할례를 받으면 유월절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유월절 양을 먹으면서 식구가 되고 가족이 됐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외면하던 사람들과 밥을 먹고 식구가 돼주셨..

[겨자씨] 화해와 평화의 꽃 피우길

[겨자씨] 화해와 평화의 꽃 피우길“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초등학교 시절 매년 호국의 달이 되면 학교에서 자주 불렀던 ‘6·25의 노래’ 한 소절입니다. 군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면 어린 나이임에도 강재구 소령처럼 부하를 위해 산화하고 조국을 위해 장렬히 죽는 것이 멋진 일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꿈을 꾸어야 할 시기에 우리는 북한 동포를 마치 없애야 할 악마처럼 여기며 자랐습니다. 훗날 미국에서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분들의 머리에 혹시 뿔이 달리지 않았나 눈길이 먼저 가는 저 자신을 보고 실소가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우리의..

[겨자씨] 사랑의 기적

[겨자씨] 사랑의 기적며칠 전 미국의 지인으로부터 급한 기도요청을 받았다. 80명의 낯선 사람이 급히 모인 단톡방을 통해서였다. “2년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의 병세가 악화되었습니다. 주치의는 마지막 치료법을 제시했지만 이마저 성공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하나님의 기적을 바라며 마지막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단톡방에 초대된 이들이 순식간에 하나님의 자비와 기적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답글을 올렸다. 한 줄 한 줄의 메시지는 너무나 간절하고 간곡한 마음으로 충만했다. 이들은 미국 유럽 한국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이었다. 대부분 서로 모르지만 함께 기도하는 믿음의 친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아내가 살려면 기적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적은 이미..

겨자씨] 천재 과학자의 모순

[겨자씨] 천재 과학자의 모순2018년 세상을 떠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극심한 장애를 딛고 우주를 꿰뚫어 본 석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무신론자였습니다. 어느 날 그에게 러시아 재벌이 찾아와 1억 달러를 지원할 테니 우주에 있을지 모르는 ‘지적 생명체’를 찾아달라고 제안했습니다. 호킹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미지의 외계 존재는 있을지 모른다는 모순된 생각은 어디에서 기인할까요.시편 기자는 말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시 14:1) 세상의 엄청난 지식이 있어도 어리석은 사람이 있고 대단한 재벌이어도 늘 궁핍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은 이기적인 욕망과 뿌리 깊은 죄성에서 출발합니..

[겨자씨] 기독교인

[겨자씨] 기독교인 어렸을 적에 나의 신앙 정체성은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행위로 표현되었다. 교회 다니는 어린이가 일요일 오전에 다른 일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간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을 꿈과 희망으로 인도했다. ‘은하철도 999’나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교회에 갈 시간이 되면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그래도 교회를 안 가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교회는 가야 하는 곳이며 가고 싶은 곳이었다. 지금도 일요일 오전 교회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는 나를 상상할 수 없다.‘기독교’의 ‘기독’은 ‘그리스도’의 중국어 음역인 ‘기리사독’의 줄임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는 예수가 인류의 그리스도, 곧 구원자임을 믿는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예수..

[겨자씨] 하나님께 맞춰진 여정

[겨자씨] 하나님께 맞춰진 여정비행기 운항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의외로 착륙할 때라고 합니다. 비행기와 공항관제탑이 교신하며 “착륙했습니다(touch down)”라고 서로 인사할 때 가장 안심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기상 악화로 기후가 사납거나 짙은 안개로 시야가 좋지 않을 때 조종석과 관제탑은 물론 승객들까지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이때 기장은 일정 속도로 하강하며 비행기의 조정장치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부기장은 무전기에, 부조종사는 착륙 계기판에서 긴장의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항공사고는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다행히도 요즘에는 비행기와 공항에 최신식 자동항법 유도장치가 있습니다. 비행기가 그 전파 영역으로만 들어오면 조종간을 그 장치에 의존해 엔진과 감속장치의 작동까지도 모두 맡기게 됩니다..

[겨자씨] 화평하게 하는 자

[겨자씨] 화평하게 하는 자2024 파리올림픽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치발리볼 여자부 결승전에서 브라질과 캐나다가 맞붙었다. 브라질이 1세트를, 캐나다가 2세트를 이겼다. 3세트는 더 치열했고 선수들은 예민해졌다. 그러던 중 브라질 선수가 가족들에게 인사하며 웃었는데, 캐나다 선수는 자기를 조롱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두 선수 간에 고성이 오가며 경기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심판이 두 선수에게 경고했지만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그때 경기장에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이 흘러나왔다. “세상 모든 사람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라는 가사가 울려 퍼지는데 누가 싸울 수 있을까.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경기가 끝난 후 서로 축하하며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오늘날 사회는 극심한 대립과..

[겨자씨] 물의 영성

[겨자씨] 물의 영성물은 우리 곁에 있는 듯 없는 듯해 보이지만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체는 없습니다. 물은 높은 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낮은 곳을 향해 흐릅니다. 물은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주는데 겉만 아니라 속도 씻어줍니다. 물이 흘러가다 장애물을 만나면 다투기보다 슬그머니 비켜서 자기 갈 길을 갑니다. 누구든 손을 내밀어 물을 모으면 그 속에 담기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자기를 담는 그릇의 크기만큼만 담깁니다. 물을 담는 그릇에 따라 자신의 모양을 바꾸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런 모습에서 겸손과 부드러움과 이웃과 하나 될 줄 아는 넉넉함을 봅니다.물은 언제나 투명하게 자신을 보일 뿐 아니라 거짓 없이 정직하게 만물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고인 물은 썩어 물의 참모습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물은 한곳에..

[겨자씨] 아비투스

[겨자씨] 아비투스 역사학자 앨런 크라이더는 초대교회의 폭발적 성장 비결을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아비투스란 오랜 시간 특정 환경에 적응하며 내면에 체화된 습관이자 삶의 태도입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몸에 밴 신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초대교회 성도들은 말로만 복음을 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믿음을 삶으로 살아내며 독특한 아비투스를 형성했습니다. 용서와 환대, 인내와 정직함이 몸에 밴 그들의 삶 자체가 세상 사람들에게는 살아있는 설교였습니다. 성경은 이러한 삶의 원리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엡 6:7) ‘주께 하듯 하라’는 말씀은 명확한 기준입니다. 내 모든 일과 관계를 주님께 예..

[겨자씨] 우산을 든 천사

[겨자씨] 우산을 든 천사토요일 오후 카페에서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내렸다. 한여름 소낙비처럼 빗발이 굵고 힘찼다. 길 건너 편의점에 가서 우산을 살까 했지만 걸어가는 몇 분 사이에 쫄딱 젖을 것 같았다. 한동안 건물 처마 밑에서 발이 묶였다. 비가 잦아들고서야 겨우 마을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날 저녁 아파트 커뮤니티 앱에 짧지만 인상적인 사연이 올라왔다. “오늘 오후에 마을버스를 타고 207동 정류장에 하차하는데 비가 많이 왔습니다. 하차하는 승객 중에 고령의 할아버지가 우산도 없이 내리셨는데 고맙게도 어떤 어르신이 우산 없이 내리는 주민을 위하여 우산을 몇 개 들고 기다리다가 씌워주는 것입니다. 천사 같은 분이 계시는 우리 아파트는 참으로 감동을 주는 마을입니다. 이런 ..

[겨자씨] 충성된 순종의 보상

[겨자씨] 충성된 순종의 보상어느 해 마지막 날, 한 주인이 집안의 종들을 불러 볏짚을 한 단씩 내주며 새끼손가락보다 가늘게 새끼를 꼬아 새해 아침까지 들고 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주인이 들어가자 종들은 투덜대기 시작합니다. “쳇, 지독하네. 섣달그믐 날까지 이렇게 부려 먹고 싶나. 게다가 손가락보다 더 가늘게 꼬라니 참나!” 그렇게 불평하며 어떤 종은 잠이 들었고, 다른 종들은 귀찮아하며 새끼손가락보다 몇 배나 굵게 꼬아서 빨리 볏짚을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늘 충성스러웠던 한 종은 아무 불평 없이 주인의 명대로 순종해 혼자서 눈을 비벼가며 밤새 수고했습니다. 새해가 밝은 다음 날 아침, 주인은 “작년 한 해 다들 수고 많았다. 이제 너희들이 꼰 새끼로 이 엽전을 마음껏 끼워 가거라”고 말했습니다. 두껍게..

[겨자씨] 날을 계수하는 지혜

[겨자씨] 날을 계수하는 지혜가깝게 지내던 권사님의 어머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간 적이 있다. 장례를 마친 후 권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님의 방을 정리하던 중 벽에 걸린 달력이 권사님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달력에는 매일 표시가 돼 있었는데, 마지막에 ‘여기까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연세가 많은 어머님이 자신의 죽음을 놓고 기도를 한 것이다. 그 날수를 세어보니 100일이었다. 100일을 기도한 후 응답이라도 받으셨는지 ‘여기까지’라고 적고, 며칠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도 언젠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시인은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

[겨자씨] 잘 살아보세

[겨자씨] 잘 살아보세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교회학교에 다니려고 하니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아빠가 “왜 교회 가니”라고 물었습니다. 아빠의 질문에 자녀는 “좀 잘 살아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아빠는 왜 교회에 안 가요”라고 했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예수 믿는 삶의 이유를 더 명쾌하게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의 순위를 꼽으면 1위는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 2위는 돈은 적게 벌어도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 3위는 돈은 많이 벌지만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 4위는 돈도 못 벌고 자기가 원하는 일도 못 하는 사람을 꼽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잘 살려면 그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사람은 육신의 눈과 마음의 눈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

[겨자씨] 진짜 정치

[겨자씨] 진짜 정치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며칠 뒤 20년 전 함께 교회를 개척했던 세 부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은 모두 목회자와 사모가 되어 있었다. 감격스러웠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고 목회하면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서로 간증하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앉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한 분이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두 쪽 난 진영의 평가를 근거로 자기주장들이 테이블 위를 오갔다. 오랜만에 만난 목회자들의 대화가 정치 토론이 되어버렸다. 정치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목회적 고민이었다면 나름 유익했을 텐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헤어지고 한동안 마음이 씁쓸했다. 신학적 성찰이 부족한 정치 과잉의 대화..

[겨자씨] 균형과 타이밍

[겨자씨] 균형과 타이밍오래전 바다에서 서핑해 본 적이 있습니다. 서핑의 핵심은 균형과 타이밍입니다.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고 파도가 밀려올 때 타이밍을 맞춰야 합니다.너무 일찍 일어서면 파도의 힘을 받지 못하고 파도가 지나간 뒤에 일어서면 허무하게 가라앉을 뿐입니다. 세계적인 서퍼들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오히려 파도 아래로 미끄러지듯 파고들거나 파도의 힘을 이용해 위로 올라타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우리 삶에도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어려움과 시련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히 자신을 낮춰 어려움을 피하고 은혜의 물결을 타고 그 상황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인생은 작용과 반작용의 조화 속에서 흘러갑니다. 발생하는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