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국민일보 겨자씨 1881

[겨자씨] 죄와 얼굴

[겨자씨] 죄와 얼굴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로 잘 알려진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겪은 일입니다. 39세 때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에 갔다가 옆자리에 앉은 여인에게 매력을 느껴 불륜을 제안합니다. 평소에는 여자에게 말도 건네지 않던 그가 마귀에 홀린 듯 타락의 손을 먼저 내민 것입니다. 다음 날 만날 것을 약속하고 숙소로 돌아온 카잔차키스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입술과 턱이 퉁퉁 부어오른 상태에 얼굴 전체가 흉한 반점으로 뒤덮인 것입니다. 카잔차키스는 급히 병원을 찾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합니다. 낙심해서 거리를 걷던 중 심리학자 빌헬름 슈테겔을 만납니다. 카잔차키스의 최근 행적과 극장에서 만난 여인과의 이야기를 들은 슈테겔은 ..

[겨자씨] 땅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겨자씨] 땅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게티이미지뱅크설날이 다가왔습니다. 고속도로마다 귀성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3484만명이 귀성길에 나선다지요. 우리는 왜 이렇게 고향을 찾는 것일까요. 먹지도 않고 사력을 다해 거센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회귀본능 같은 것일까요. 아니지요. 우리는 부모와 가족 친지 이웃과 함께 서로 복을 빌어주며 새해를 시작하려고 고향을 찾아갑니다.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복을 주시겠다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태어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주는 땅으로 가거라.”..

[겨자씨] 춤추는 호랑이

[겨자씨] 춤추는 호랑이태국 치앙마이에서 호랑이 쇼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대한 백호(白虎)가 등장하더니 사육사의 신호를 따라 움직이며 귀태(貴態)를 뽐냈습니다. 호랑이는 용맹한 듯 불 속을 뛰어들기도 했고 포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호랑이 쇼의 클라이맥스 같았습니다. 백호는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맞춰 이른바 말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열광했습니다. 덩달아 손뼉을 치며 쇼는 끝났지만, 무언가 이상한 감정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숙소에 돌아간 뒤 지난 감정을 찬찬히 복기하면서 제 감정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야릇한 슬픔이었습니다. 맹수의 왕이 사육사가 던져주는 고기 조각에 자존심을 던져버리고 음악에 맞..

[겨자씨] 꿈꾸는 인생

[겨자씨] 꿈꾸는 인생비틀스의 명곡 ‘예스터데이(Yesterday)’는 무려 3000개 버전으로 편곡됐습니다. 이 곡의 탄생 일화가 있습니다. 자고 일어난 폴 매카트니가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선율이 있어서 기억을 더듬으며 악보에 옮긴 노래가 바로 이 곡이었습니다.설교의 황태자 찰스 스펄전 목사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스펄전 목사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주일 설교 준비를 제대로 못 한 채 그만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주일 새벽에 일어난 그가 크게 낙심하고 있었는데 아내 수산나 스펄전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밤새 심하게 잠꼬대를 하면서 꿈속에서도 설교하는데 너무 은혜로운 설교여서 받아 적어 놨어요.” 스펄전은 그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꿈을 꿉니다. 흔히..

[겨자씨] 갈매기의 꿈

[겨자씨] 갈매기의 꿈중학생 시절 어느 친구들의 집에 가도 눈에 띄는 책이 있었습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지만 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멋진 글이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한국 갈매기의 꿈은 새우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광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갈매기의 꿈’에 등장하는 주인공 갈매기의 꿈은 가장 높이 나는 것입니다. “갈매기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나는 일이 아니라 먹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별난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먹는 일보다도 나는 일 자체였다. 그 밖의 어떤 일보다도 나는 일 그 자체였다.” 다른 갈매기들은 먹이를 쫓기 위해 ..

[겨자씨] 기회

[겨자씨] 기회영화 ‘하얼빈’을 봤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인데 변절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에는 일본 군인에게 붙잡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극심한 고문을 당하다 결국 일본의 협력자가 된 인물이 나옵니다. 일본 군인이 한 끼도 먹지 못해 굶주린 배를 움켜쥔 변절자에게 스테이크를 던져줍니다. 고기를 허겁지겁 먹던 그는 고기를 입에 문 채 오열합니다. 변절자가 된 비참한 자신, 그런데 너무 배고파 맛있게 느껴지는 고기, 이 부조리 앞에 비참한 눈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은 변절자를 제거하기로 합니다. 이때 안중근 의사는 제거에 나서는 독립운동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변절하고 싶어서 변절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자. 나는 그가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믿..

[겨자씨]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

[겨자씨]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낭(狼)과 패(狽)라는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동물이 있습니다. 둘 다 이리인데, 낭은 앞다리가 짧고 패는 뒷다리가 짧습니다. 둘은 늘 붙어 다녀야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둘이 다투거나 해서 떨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낭패’입니다. 조선의 대표적 실학자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낭패의 유사한 비유를 듭니다. 난리가 나서 사람들이 피난길에 올랐는데, 마을에 있는 시각장애인과 걷지 못하는 장애인도 피난길에 오릅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걷지 못하는 장애인을 등에 업고 달아나서 둘 다 목숨을 건집니다. 시각장애인은 두 다리가 성하고 걷지 못하는 장애인은 두 눈이 멀쩡했습니다. 둘은 서로의 장점을 취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요한복음은 가나의 ..

[겨자씨] 때를 아는 지혜

[겨자씨] 때를 아는 지혜“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 스핑크스가 테베성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냈던 수수께끼입니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사람’이지요. 아기 때는 네 발로 기어 다니고, 젊을 때는 두 발로 뛰고, 늙어서는 지팡이에 의지해 세 발로 걷는 인생입니다. 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뭘 말하려는 것일까요. 인생이란 하루살이처럼 짧고 덧없다는 것일까요. 사람은 자신의 때와 분수를 알아야 한다, 그런 얘기 아닐까요. 시편 90편의 시인은 우리의 인생을 두고 한순간의 꿈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에 돋아나서 꽃을 피우다가도 저녁이면 시들어 말라 버리는 풀과 같다고 고백하지요. 그렇습니다. 우리의 날은 정말 한숨처럼 사라지고 빠르게 날아갑니다. 그런데도 어..

[겨자씨] 인생 가이드

[겨자씨] 인생 가이드오래전 일본 아웃리치를 갔을 때 일입니다. 선교활동을 다 마치고 하루 코스로 관광을 했습니다. 버스 두 대로 움직이는데 가이드가 다르다 보니 서로 비교가 됐습니다. 다른 팀을 보니 계속해서 웃음꽃이 피면서 가이드 자랑을 엄청나게 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팀 가이드에 대한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하루 관광이 끝나면 헤어지는 가이드입니다. 그런데도 불만과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물며 인생의 가이드를 잘못 만나면 어떻겠습니까.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목자가 되어주십니다.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어주십니다.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일에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인생은 수많은 반복적 경험과 단회적 경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반복할 수..

[겨자씨] 어둠 속에서

[겨자씨] 어둠 속에서영국 런던에 있는 식당 ‘당르누아르’에선 캄캄한 어둠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로 ‘어둠 속에서’를 뜻하는 이 이색적인 레스토랑인 목적은 한 가지. 고객들이 오직 음식 맛에만 집중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손님들은 자신의 음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주변 분위기가 어떤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식당에선 휴대전화도 켤 수 없습니다. 오직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의 맛에만 집중할 뿐입니다. 어둠과 함께 다른 모든 감각이 잠들게 될 때 새로운 차원의 맛을 열리게 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만 입맛이 살아나는 건 아닙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처럼 우리의 입맛을 살리는 최고의 음식은 배고픔일 수 있습니다.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들을 이방 땅에 ..

[겨자씨] 넘어지고 넘어져도

[겨자씨] 넘어지고 넘어져도삼 년 고개는 넘어지면 삼 년 뒤에 죽는다는 고개입니다. 하루는 마을에 살던 양반이 삼 년 고개를 넘어오다가 그만 넘어져 버렸습니다. 상심한 양반은 집으로 들어가 자리보전을 했습니다. 양반집 머슴은 주인 양반이 삼 년 고개에서 넘어져 자리를 깔고 누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머슴이 주인을 찾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어른, 지금 일어나셔서 삼 년 고개를 찾아가 다시 넘어지세요.” 양반이 그 말을 듣고 “누구를 놀리느냐”며 고얀 놈이라고 야단을 쳤습니다. 머슴은 주인 양반의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인님, 삼 년 고개에서 한 번 넘어지면 삼 년을 삽니다. 그렇다면 두 번 넘어지면 육 년을 삽니다. 세 번 넘어지면 구 년을 살고요. 그러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

[겨자씨] 상수와 변수

[겨자씨] 상수와 변수 흉흉한 소식이 가득합니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항공기 참사, 나라 밖에서는 계속되는 전쟁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등이 우리의 마음을 두렵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두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밀도 높게 연결돼 있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먼 나라의 전쟁이 가정의 연료비 지출을 증가시킵니다. 다른 나라의 이상 기후가 더 이상 그 나라의 일만은 아닙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상수와 변수’의 자리가 뒤바뀐 듯한 현상입니다. 변수가 상수가 되고 반대의 경우도 생기면서 힘든 세상에 자리를 펴고 사는 현대인은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그런 면에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먼저 탄력성입니다.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자신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

[겨자씨] 처음처럼

[겨자씨] 처음처럼 2025년 새해를 맞이하는 움직임이 부산합니다. 교회 각 부서에서 섬길 새로운 임원을 세우는 임명예식을 주일마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일 오후에는 헌신예배를 드립니다. 사회인류학에서는 공동체를 연구할 때 예식(rite)과 의식(ceremony)에 주목한다고 합니다. 예식은 일생에 한 번 치르는 것이고 의식은 반복해서 시행하는 것입니다. 예식이 개인의 인생에 초점을 맞춘다면 의식은 개인을 공동체로 묶는 역할을 합니다. 돌잔치 결혼 장례는 예식이고 생일과 같은 기념일은 의식입니다. 임원임명은 예식이고 헌신예배는 의식입니다. 집사·권사·장로 임명은 개인으로서는 처음입니다. 헌신예배에서는 임명받을 그때의 다짐을 재현합니다. ‘처음처럼’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새벽기도회에서는 매일 잠언 한 장씩..

[겨자씨] 교통하는 신앙

[겨자씨] 교통하는 신앙지난달 세상을 떠난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는 영화 ‘러브레터’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극중 여주인공 히로코(나카야마 미호)는 죽은 남자친구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내는데 뜻밖의 답장을 받게 됩니다. 히로코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사연을 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남자친구와의 이별로 겪은 슬픔을 극복하게 됩니다.죽었던 남자친구가 다시 살아났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히로코도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편지를 받았을 때 히로코는 새로운 삶의 활력을 느끼게 됩니다. 웃음을 잃었던 히로코의 얼굴엔 미소가 드리워졌습니다. 쌍방의 교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돌아오지 않을 편지를 쓰는 기분과 돌아올..

[겨자씨] 누구와 연결돼 있나요

[겨자씨] 누구와 연결돼 있나요배꼽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배꼽은 엄마와 아이가 탯줄로 연결돼 있었음을 알려주는 자국입니다. 탯줄은 산모가 아이의 생명을 연장해주던 ‘생명 연결선’입니다. 산모는 태아를 잉태하고 있는 동안 탯줄을 통해 생명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은 탯줄을 잘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탯줄을 잘라내고 방치하면 아이는 죽습니다. 탯줄을 끊어낸 후에는 먹이고 입혀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생명을 연장하고 자라게 됩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장로님이 계십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분만실 밖에 있던 아빠를 부릅니다. 그리고 가위를 손에 들려주고 탯줄을 자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 탯줄을 자르고 아이를 방치하면 이 아이는 죽습니다. 이제 탯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