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법의 주인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를 대접하고는 자기 침대에서 재웠습니다. 그런데 나그네가 침대보다 크면 삐져나온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잡아 늘여서 죽였지요. 세상에 그의 침대에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기준은 법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법의 횡포를 경계해야 합니다. 권력자가 독선적으로 휘두를 때 법은 끔찍한 흉기가 되고 맙니다. 본디 침대는 사람 잡는 형틀이 아니지요.
바리새파 사람들은 법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특히 안식일 법을 아주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전쟁 중에 안식일이 되자 무기를 내려놓은 일도 있었지요.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지나가다가 밀 이삭을 잘랐습니다. 그걸 본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항의했습니다.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여 법을 어겼냐는 것이지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막 2:27, 새번역)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편안히 쉬라고 주신 은총의 날입니다. 침대도 법도 사람이 주인입니다.
서재경 원로목사(수원 한민교회)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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