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참된 스승과 참된 제자

‘행복한 동화’ 2권에 실린 ‘물 한 컵의 용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분유와 건빵을 배급해주던 시절, 늘 허기져 있던 아이들이 몰래 급식창고에 들어가 주머니 가득 건빵을 넣고 가루 분유를 퍼먹었습니다. 분유를 급히 먹다 보니 마른기침이 나왔고 기침 소리에 창고 옆을 지나가던 선생님께 발각됐습니다. 아이들은 야단맞을 각오로 교무실로 불려갔으나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얘들아, 물도 없이 급하게 분유를 먹다 목이 막히면 어쩌려고. 자, 이 물부터 마셔라.” 코끝이 찡해진 아이들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선생님은 회초리 대신 물 한 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신 겁니다.
탈무드에는 ‘나는 나의 스승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내 제자들에게선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말이 있습니다. 참된 스승과 참된 제자는 서로에게 삶을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입니다. ‘교권 침해’와 ‘학생인권조례’라는 갈등으로 위태로운 교육계의 안타까운 모습에 이러한 마음들이 회복되고 함께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제자가 그 선생보다 높지 못하나 무릇 온전하게 된 자는 그 선생과 같으리라.”(눅 6:40)
김민철 목사(영산신학연구원 학장)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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