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국민일보 겨자씨/2025년 겨자씨

[겨자씨] 기독교인

♥사랑 2025. 6. 23. 00:20

[겨자씨] 기독교인

 


어렸을 적에 나의 신앙 정체성은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행위로 표현되었다. 교회 다니는 어린이가 일요일 오전에 다른 일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간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을 꿈과 희망으로 인도했다. ‘은하철도 999’나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교회에 갈 시간이 되면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그래도 교회를 안 가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교회는 가야 하는 곳이며 가고 싶은 곳이었다. 지금도 일요일 오전 교회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는 나를 상상할 수 없다.

‘기독교’의 ‘기독’은 ‘그리스도’의 중국어 음역인 ‘기리사독’의 줄임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는 예수가 인류의 그리스도, 곧 구원자임을 믿는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수 그리스도가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사람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나의 관심과 친절과 사랑은 교회라는 범위를 넘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언젠가부터 내게서 ‘기독’은 점점 작아지고 ‘교인’만 남은 것일까. 나는 정말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

정혜덕 작가

[출처]  국민일보 (www.kmib.co.kr), 겨자씨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50232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