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인간을 세 가지 관계 속에서 봤습니다. 나와 너, 나와 그것, 그리고 그것과 그것입니다. ‘너’는 서로를 인격으로 존중하며 깊이 만나는 2인칭 관계입니다. 반면 ‘그것’은 의미 있는 소통 없이 존재하는 대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정작 그들을 ‘당신’으로 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전하시며 병든 이를 고치셨지만 바리새인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그를 제거하려 했고 군중은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단지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그를 너희의 ‘당신’으로 영접하라”고 외쳤습니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도 3인칭 ‘그것’이 아니라 사랑과 믿음이 담긴 의미 있는 2인칭 ‘당신’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길은 하나님을 ‘그것’이 아닌 ‘당신’으로, 이웃을 단순한 대상이 아닌 귀한 사람으로 대할 때 열립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앞만 보지 말고 내 곁과 위를 바라보는 눈을 지닐 때 비로소 참된 인간다운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