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에고치를 연구하던 한 곤충학자가 고성능 음향탐지기를 통해 고치 속에서 벽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지자 그는 ‘이제 번데기가 나비로 나오려 애쓰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고 힘겹게 고치의 벽을 뚫고 나오려는 모습을 무척 애처롭게 쳐다봤습니다. 그는 작은 핀셋으로 고치의 벽을 살짝 찢어 주었습니다. 잠시 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찢긴 틈으로 나온 것은 기대했던 아름다운 나비가 아니라, 날지도 기지도 못하고 겨우 꿈틀거리기만 하는 보기 흉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예상했던 찬란한 날개는 아직 미성숙해 연약한 그대로였습니다.
아름다워야 할 나비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고치의 벽이 너무 일찍 열렸던 것입니다. 고치 안에서 스스로 몸부림치는 동안에야 하늘을 날게 될 날개가 힘을 얻고 향기로운 꽃을 찾아다닐 기능과 조직이 발달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난 뒤에야 마지막 장애물인 벽이 제거돼야만 했던 것입니다.
우리 삶을 둘러싸고 막아선 고난의 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벽을 깨뜨리기 위한 인내와 연단의 시간이 결국 소망을 이루게 합니다.(롬 5:3~4)
김민철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장)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