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은혜에도 내 몫이 있을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면서도 내가 얼마나 참고 견뎠는지, 희생했는지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백 년도 못 살면서 늘 천년의 근심을 품는다’ 는 옛 시구인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를 생각합니다. 김삿갓의 말로 잘못 알려진, 중국 시문선집 ‘문선’에 실린 ‘고시십구수’ 제15수의 한 대목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잠깐 살다 가면서도 모든 것을 내가 붙들고, 누리고, 받아야 한다는 듯 살아갑니다. 은혜를 말하면서도 내 공로가 사라지는 것은 불편합니다. 내 수고를 알아주지 않으면 섭섭하고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내가 하던 일을 남에게 맡기셔도 내 몫을 빼앗겼다고 여깁니다. 하나님의 일이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일에 내 이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살핍니다.
바울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라고 했습니다.(고전 3:6) 심고 물 주는 일은 우리의 몫이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뿐이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커진다고 해서 우리가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의 일에 참여하도록 불러 주신 것 자체가 이미 우리가 받은 몫입니다.
정통령 목사(더세움교회)
[출처]- 국민일보 - 겨자씨
https://www.themiss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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