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15

[겨자씨] 식탁으로의 초대

[겨자씨] 식탁으로의 초대‘식구’라는 말은 가족이라는 말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합니다. 그만큼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친밀한 관계라는 뜻입니다. ‘동료’란 뜻의 영어 ‘companion’은 라틴어 ‘com-’과 ‘panis’의 합성어입니다. ‘함께 빵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 동료이고 가족이 됩니다. 밥을 먹는 순간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됩니다.이집트를 떠나기 전 유월절 양을 잡을 때 식구가 적은 가정은 다른 가정과 함께 한 마리의 양을 잡았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나올 때 다양한 민족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들도 할례를 받으면 유월절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유월절 양을 먹으면서 식구가 되고 가족이 됐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외면하던 사람들과 밥을 먹고 식구가 돼주셨..

[겨자씨] 화평하게 하는 자

[겨자씨] 화평하게 하는 자2024 파리올림픽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치발리볼 여자부 결승전에서 브라질과 캐나다가 맞붙었다. 브라질이 1세트를, 캐나다가 2세트를 이겼다. 3세트는 더 치열했고 선수들은 예민해졌다. 그러던 중 브라질 선수가 가족들에게 인사하며 웃었는데, 캐나다 선수는 자기를 조롱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두 선수 간에 고성이 오가며 경기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심판이 두 선수에게 경고했지만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그때 경기장에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이 흘러나왔다. “세상 모든 사람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라는 가사가 울려 퍼지는데 누가 싸울 수 있을까.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경기가 끝난 후 서로 축하하며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오늘날 사회는 극심한 대립과..

[겨자씨] 날을 계수하는 지혜

[겨자씨] 날을 계수하는 지혜가깝게 지내던 권사님의 어머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간 적이 있다. 장례를 마친 후 권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님의 방을 정리하던 중 벽에 걸린 달력이 권사님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달력에는 매일 표시가 돼 있었는데, 마지막에 ‘여기까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연세가 많은 어머님이 자신의 죽음을 놓고 기도를 한 것이다. 그 날수를 세어보니 100일이었다. 100일을 기도한 후 응답이라도 받으셨는지 ‘여기까지’라고 적고, 며칠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도 언젠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시인은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

[겨자씨] 가곡 ‘쥐’

[겨자씨] 가곡 ‘쥐’며칠 전 초대받은 독창회에서 들은 가곡이 기억에 남는데 제목이 ‘쥐’였다. 김광림 시인이 쓴 쥐라는 시에 곡을 붙였다. 시인은 부조리한 세상을 쥐에 빗대어 말한다. “하나님, 어쩌자고 이런 것도 만드셨지요. 야음을 타고 살살 파괴하고 잽싸게 약탈하고 병폐를 마구 살포하고 다니다가 이제는 기막힌 번식으로 백주에까지 설치고 다니는 웬 쥐가 이리 많습니까!” 한탄하던 시인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이러다간 나도 모르는 어느 사이에 교활한 이빨과 얄미운 눈깔을 한 쥐가 되어 가겠지요. 하나님 정말입니다.” 시인의 말처럼 세상에는 부조리한 일이 많다. 서로 빼앗기도 하고 병폐를 퍼뜨리기도 한다. 질서를 파괴하기도 하고 서로 헐뜯으며 험담을 하기도 한다.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원망하는..

[겨자씨] 잠자리 정리와 마당 쓸기

[겨자씨] 잠자리 정리와 마당 쓸기윌리엄 맥레이븐 미국 통합특수전사령관이 2014년 5월 모교인 텍사스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유명하다. 그는 후배들에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지켜야 할 10가지 사항을 당부했는데, 첫 번째가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를 잘 정리하는 것’이었다.조선 시대 뛰어난 학자였던 정약용은 인생 후반에 형제를 잃고 유배를 떠나는 등 숱한 시련을 겪었다. 시련 속에서 흔들리고 불안해하는 자신을 보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긴 것이 매일 새벽 마당을 쓰는 일과 ‘소학’을 다시 읽는 것이었다. 아침에 잠자리를 정돈하는 것이나 마당을 쓰는 일이 하찮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일을 반복하면서 삶의 질서가 잡힌다. 그날의 첫 임무를 완수하면서 다른 일도 해낼 수 ..

[겨자씨] 섣부른 판단

[겨자씨] 섣부른 판단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한 여성이 미국 콜로라도 공항 바닥에 아기를 눕혀 놓은 채 스마트폰을 보는 사진이었다. 많은 사람이 이 여성을 비난했고, 여성은 실직 위기까지 처했다.그러나 이 사진에는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당시 콜로라도 공항은 통신시스템 마비로 승객들이 공항에 갇혀 하염없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20시간째 아기를 안고 있던 여성은 지쳤고 아기를 떨어뜨릴까 걱정돼 잠시 바닥에 눕히고 가족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연락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한 남성이 몰래 사진을 찍었고 자기 멋대로 판단한 것이다.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여인은 몰지각한 엄마가 됐고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눈에 비치는 순간의 모습으로 상대를 판단할 때가 있..

[겨자씨] 가장 많이 화내는 상대

[겨자씨] 가장 많이 화내는 상대살면서 종종 화를 낼 때가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 화를 낼까. 우리가 가장 많이 화를 내는 상대는 원수나 미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의외로 나와 가까운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많이 낸다고 한다. 특히 엄마에게 화를 많이 낸다고 한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이 화를 낸다는 사실은 뜻밖이다.뇌과학자 정승재 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뇌에 나를 인지하는 영역과 타인을 인지하는 영역이 있는데 나와 가까운 관계일수록 나를 인지하는 영역에 가깝게 저장된다. 내가 나라고 인지할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내가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어한다. 나와 한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낸다.” 듣고 보니 우리의 모습이 그랬다..

[겨자씨] 인풋과 아웃풋

[겨자씨] 인풋과 아웃풋작가이자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는 분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다. 미술 강의로 유명한 분과 함께 미국에서 강연했다고 한다. 나름 미국에서 10년 넘게 살아서 영어를 꽤 한다고 생각했는데, 미술 강연을 하신 분이 영어를 너무 멋있게 하는 바람에 주눅이 들어서 정작 본인의 강연을 망쳤다는 것이다.강연이 끝난 후 영어를 잘하는 비결을 물었는데, 그분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저는 외국에서 영어를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대신 영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셰익스피어 작품을 1년에 한 편씩 공연하는 활동을 12년째 해왔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분의 머릿속에 셰익스피어의 12편의 연극이 통째로 들어가 있다는 거예요. 머릿속에 셰익스피어를 집어넣었더니, 입에서..

[겨자씨] 시치미를 떼지 말자

[겨자씨] 시치미를 떼지 말자고려시대 매사냥이 성행하면서 자연스레 매를 키우는 사람도 훈련된 매도 늘어났다. 수가 늘어나면서 문제도 생겼다. 매의 생김새만으로 누구의 소유인지 알 방법이 없으니 남의 매를 잡아서 자기 것이라 우기는 것이다. 그래서 매를 길들이고 돌본 사람(수할치)의 이름과 주소 등을 뼈로 만든 네모난 뿔에 적어 매의 꽁지깃에 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시치미’다. 시치미를 보고 매의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욕심이 많은 사람은 매에 달린 시치미를 떼고 자기 것이라 우겼다. 여기서 ‘시치미를 뗀다’는 말이 나왔다. 지금은 어떤 일을 저지르고도 모른 척할 때 쓴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의 시치미가 달렸다.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삶의 주인이 된다는 뜻이다. 예수 그..

[겨자씨] 은인을 기억하는 수달

[겨자씨] 은인을 기억하는 수달얼마 전 뉴스에 해외 토픽이 소개됐다. 스웨덴의 마크 얀손이라는 사람이 호수에서 카약을 타고 있는데 고요한 수면을 가르며 야생 수달 한 마리가 헤엄쳐 왔다. 그러고는 카약 위로 올라타 얀손의 품에 안겨 반가운 듯 애교를 부렸다. 이 둘의 특별한 인연은 1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얀손이 호숫가를 걷던 중 차에 치인 어미 옆에서 울던 아기 수달을 발견했다. 얀손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아기 수달을 구조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수영과 사냥을 가르쳐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아기 수달은 그 은혜를 잊지 않았다. 얀손이 호수에 카약을 타러 올 때마다 어디선가 한달음에 나타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동물이지만 자신을 구해준 얀손의 은혜를 잊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오는 수달이 대견스러..

[겨자씨] 이웃의 그릇을 쳐다볼 이유

[겨자씨] 이웃의 그릇을 쳐다볼 이유‘럭키 루이’라는 시트콤에 아빠와 어린 딸의 대화가 나온다. “왜 걔는 갖고 나는 못 갖죠? 이건 공평하지 않아요”라고 투정하는 어린 딸에게 아빠는 말한다. “항상 다른 사람과 같은 것을 가지진 못해.” 아빠는 그러면서 “잘 들어. 네 이웃의 그릇을 쳐다볼 오직 한 가지 이유는 그 사람이 부족하지는 않나 확인할 때밖에 없어. 네가 네 이웃만큼 가졌나 확인하려고 그의 그릇을 보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한다.우리는 이웃의 그릇과 나의 그릇을 비교할 때가 있다. 비교가 우리에게 남기는 건 두 가지다. 내가 남보다 더 가졌다는 생각에 교만해지거나 내가 남보다 덜 가졌다는 생각에 비참해지는 것.바울은 어떠한 형편에서든지 자족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빌 4:11) 바울은 자신..

[겨자씨] “고찌 글라, 고찌 가”

[겨자씨] “고찌 글라, 고찌 가”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았는데, 어려운 형편의 새댁을 챙기는 노부부가 인상적이었다. 새댁은 저녁에 쌀독이 빈 것을 보고 잠든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이면 꼭 먹을 만큼 차 있었다. 너무 아는 척하는 것도 부담스러울까 주인 할머니가 조심스레 밤마다 쌀독에 조금씩 가져다 놓은 것이다. 고마워하는 새댁에게 할머니는 말한다. “사름 혼자 못 산다이. 고찌 글라, 고찌 가. 고찌 글민 백 리 길도 십 리 된다.” ‘같이 가라, 같이 가. 같이 가면 백 리 길도 십 리 된다.’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나오미와 룻이 그렇게 기근을 이겨냈다.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 둘 다 기근 가운데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었다. 나오미는 며느리 룻의 앞날을 걱정해 친정으로 돌려보내려 했고..

[겨자씨] 나에게는 진짜다

[겨자씨] 나에게는 진짜다영화 ‘광해’에서 가짜 임금이라는 것을 눈치챈 호위무사 ‘도부장’이 왕의 목에 칼을 대며 정체를 밝히라 위협한다. 가짜 임금은 중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고, 도부장은 자신이 진짜 왕에게 칼을 들이댄 줄 알고 자결하려 한다. 이때 가짜 임금이 말한다. “내 목에 칼을 들이댄 거야 10번이라도 상관없다. 허나 네 놈이 살아야 내가 사는 것, 네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이냐. 이 칼은 날 위해서만 뽑는 것이다.”그렇게 가짜 임금은 도부장의 마음을 얻었고, 칼을 받아든 도부장은 감격해 눈물을 흘린다. 훗날 진짜 임금이 돌아오고 가짜 임금이 도망갈 때 도부장은 가짜 임금을 쫓아오는 군사들을 막는다. “도부장, 그자는 가짜요”라고 말하는 군사들을 향해 도부장은 “그대에게는 가짜..

[겨자씨]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겨자씨]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습관’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Habit’은 수도자들의 옷을 뜻하는 ‘하비투스(Habitus)’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습관과 수도자들이 입던 옷이 무슨 상관일까 싶습니다. 그런데 수도자들의 일상을 떠올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오래전 대천덕 신부님이 계실 때 강원도 태백 예수원에 잠시 머문 적이 있습니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 모여서 함께 기도를 합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각자 맡은 곳에서 노동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모여 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일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기도회를 합니다. 매일 일상이 반복됩니다.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습관은 이처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옷을 입고 있나요...

[겨자씨] 교향곡의 심벌즈

[겨자씨] 교향곡의 심벌즈안톤 브루크너 7번 교향곡은 80분간 연주됩니다. 그런데 이 연주에 단 한 번 등장하는 악기가 있습니다. 48분쯤 지나 2악장 후반부에 등장하는 심벌즈입니다.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단 한 번의 등장과 함께 끝납니다. 80분 내내 연주하는 악기들에 비하면 심벌즈는 없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향곡에서 필요 없는 악기는 없습니다. 모든 악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연주될 때 교향곡은 완성됩니다.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열심’이 아니라 교향곡의 연주를 들으면서 내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피는 지혜입니다. 작곡자이자 지휘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내가 들어갈 타이밍을 살피는 지혜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예수님이 살아계실 때 두드러지게 한 일이 없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