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할머니 가방어린 시절은 경제적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때는 심방이 일종의 잔치와도 같았습니다. 심방 대원은 목사님과 한 팀이 돼 교인 가정을 방문했습니다.심방 예배를 마치면 집마다 심방 대원을 대접하는 문화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심방은 잔칫상에 앉는 것과 같았습니다. 음식 대접만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집주인은 정성껏 음식을 포장해 심방 대원들 손에 들려 보냈습니다. 심방 가방이 맛있는 음식 가방으로 변하곤 했지요. 아이들에게는 심방 음식을 먹는 게 적지 않은 기쁨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할머니가 심방을 다녀오면 그렇게 좋았습니다. 할머니도 좋았지만 가방에 담긴 음식을 기다렸던 겁니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음식이 담겨 있을까.’ 할머니의 가방은 어린 제게 설렘과도 같았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