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갈래?” 어린 시절 호기심에 찬 나에게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 중에서 한 나라를 고르면 됩니다. ‘10원이면 어느 나라든 갈 수 있다니.’ 설레며 올라탄 바구니가 큰 원형을 그리며 몇 차례 돌다가 멈춘 곳은 맨 처음 올라탄 동네 그 자리였습니다. 재미는 있었지만 뭔가 아쉬웠습니다.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청년 때 노래는 신나게 불렀지만, 실제 내 인생이 물레방아처럼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 아닌가 생각했더니 뭔가 서글펐습니다. ‘또 거기네.’ 장년이 되어서도 40년간 광야를 맴돌았던 이스라엘 백성같이 항상 비슷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보니 뭔가 안타까웠습니다.
올해는 더 이상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익숙했던 물레방아를 떠나 힘있게 흐르는 강으로 살고 싶습니다. 경험 못 한 바다로 가고 싶습니다. 베드로는 물레방아처럼 익숙했던 배를 떠나 바다 위로 걸었습니다. 나도 이제 이별을 고합니다. “물레방아야, 안녕.”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겨자씨] 물레방아야, 안녕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26651&code=23111512&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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