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한인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들에 관한 생애사를 연구한 책이었는데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할린에서 우리나라로 영구 귀국한 한 동포는 연구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국사책에 한 페이지라도 기록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그것도 많다면 적은 분량이라도 남겨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할린 한인들은 영구 귀국이라는 선물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대답하신 분의 마음에는 사할린 한인의 삶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어디 그분만의 이야기겠습니까. 일제강점기 우리 역사에 드리웠던 아픔 중 하나인 사할린 한인의 이야기처럼 역사에는 어둠이 있기 마련입니다. 의미 있는 역사가 되려면 아픈 과거까지 외면하지 않고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역사가 던지는 메시지를 모두가 들어야 할 것입니다. 거시적 관점뿐 아니라 미시적 관점에서도 우리 주변의 아픈 사연과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 아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 한 페이지라도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05874&code=23111512&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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