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참된 안식
한 젊은 여성이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마음에는 지독한 죄책감이 있었는데 엄마의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엄마는 평생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이 여성이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딸에게 하소연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딸은 힘들었지만 엄마가 불쌍해 계속 엄마의 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딸이 성장하면서 의문을 가졌습니다. ‘내가 아무리 잘 해주려 해도 엄마는 왜 행복해지지 않을까.’ 무력감을 느낀 딸은 힘들어졌고 나중엔 엄마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엄마의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바로 그 날 엄마가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엄마에게 잘 해주려 해도 왜 엄마는 행복해지지 않을까.’ 철없는 어린 딸에게라도 의존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엄마의 마음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인생의 진실이었습니다. 가을이면 교회마다 새 생명 전도주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결코 진정한 안식이 없다고 했던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이 다시금 가슴을 울리는 계절입니다.
박지웅 목사(내수동교회)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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