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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2025년 겨자씨

[겨자씨] 기회

♥사랑 2025. 1. 25. 00:10

[겨자씨] 기회


영화 ‘하얼빈’을 봤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인데 변절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에는 일본 군인에게 붙잡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극심한 고문을 당하다 결국 일본의 협력자가 된 인물이 나옵니다. 일본 군인이 한 끼도 먹지 못해 굶주린 배를 움켜쥔 변절자에게 스테이크를 던져줍니다. 고기를 허겁지겁 먹던 그는 고기를 입에 문 채 오열합니다. 변절자가 된 비참한 자신, 그런데 너무 배고파 맛있게 느껴지는 고기, 이 부조리 앞에 비참한 눈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은 변절자를 제거하기로 합니다. 이때 안중근 의사는 제거에 나서는 독립운동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변절하고 싶어서 변절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자. 나는 그가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변절자는 자신을 굴복시킨 군인을 제거한 뒤 회복의 길에 섭니다. 그처럼 극한 상황에도 회복의 기회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어떨까요. 한 번 넘어졌을 때 가차 없이 밟아 버리는 사회에서는 희망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리스도인부터 삶의 현장에서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