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되찾은 기쁨

누가복음 15장엔 열 드라크마를 갖고 있다가 하나를 잃어버린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드라크마는 성서에 나오는 화폐 단위로 1드라크마는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다. 올해 최저임금으로 계산해도 10만원이 못 된다.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집을 샅샅이 뒤진 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돈을 찾았다고 친구와 이웃을 불러 파티를 할 정도로 기쁨에 겨워할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문은 검색으로 풀렸다. 당시에는 신랑이 신부에게 결혼 예물로 열 드라크마를 주었다고 한다. 신부는 이 돈으로 머리 장식이나 목걸이, 팔찌 같은 장신구를 만들어 착용했다. ‘세메디’라고 불리는 이 장신구가 없으면 파혼에 이를 수도 있었다니, 여자는 드라크마를 찾는 데 열과 성을 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드라크마를 되찾았을 때는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인해 친구와 이웃을 불러 파티를 열고 축하해야 마땅했다. 드라크마 이야기 앞엔 잃어버린 한 마리 양 이야기가, 뒤에는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있다. 모두 구원은 기쁨이고 파티라고 말한다. 나의 구원도 확실히 기쁨이고 파티다. 하지만 누군가의 구원으로 인해 기쁨을 경험한 적이 언제였던가. 기억이 흐릿하다.
정혜덕 작가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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