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국회에서 추경예산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세부 내역을 살펴보았다.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이 249억원 추가 확보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장애인 부모들이 당초 요구한 예산보다 많이 배정됐다. 놀라웠다. 국회가 절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발달장애인의 돌봄 필요성을 공감하고 세심하게 예산을 배려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산 심사를 앞두고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국회 앞에서 정오의 뙤약볕 아래 소금 땀을 흘리면서 수없이 엎드려 절하며 북을 치고 시위했다. 돌봄 예산을 통과시켜 달라고. 얼마나 절박했을까. 나는 이 소식을 듣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들을 어루만져 주시고 정치인들이 이들의 외침에 응답하게 해달라고. 장애 자녀가 사람들과 어울려 존중받으며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소원이 하늘과 국회에 잘 전달되었나 보다.
나와 개인적으로 아무 관련 없는 일이지만 기뻤다. 그래도 이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근래 처음 들었다. 내가 이들을 위해 기도한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 이들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회적 약자의 존엄을 인정하고 돌보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정의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