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의 소개로 선을 보는 자리가 있었는데 본인 대신 동생을 내보낸 분이 있습니다. 중매한 사람의 체면을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동생을 보냈던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서로 마음에 들어 결혼했고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모든 인생 전환의 순간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합니다. 야곱은 집에서 도망 나와 빈 들에서 돌베개를 베고 자는 처지였지만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체험하고 제단을 쌓아 서원했습니다. 형들에게 미움받아 노예로 팔려간 요셉은 결국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그 형제들을 불러들여 살게 했습니다. 성경에는 이런 감동적인 ‘예기치 않은 은혜’의 이야기들이 참 많습니다.
예기치 않은 은혜란 제자리에 놓이지 못하고 잘못 놓인 상태 혹은 빗나가고 엇나간 것 같은 삶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합니다. 살다 보면 자신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지만 자기 계획과 뜻에만 매달리기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섭리를 믿고 따를 때 이런 놀라운 은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