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브리어로 ‘무겁다’는 ‘카베드’다. 같은 뿌리에서 ‘영광’을 뜻하는 ‘카보드’가 나온다. 히브리인에게 영광은 화려함이 아니라 무게였다. 하나님의 영광이 성막에 가득할 때 모세가 들어가지 못했던 것도 이 무게 때문이었다. 이 단어는 십계명의 다섯째 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에도 쓰인다. 직역하면 “네 부모를 무겁게 여기라”다.
명절마다 나를 향한 어머님의 걱정 어린 말씀이 길어지면 내 눈은 슬며시 휴대전화로 내려간다. “왜 매번 같은 이야기를 하시냐”며 말허리를 자르기도 한다. 사내 녀석 셋을 아들로 둔 지금 아이들이 “아빠 말은 듣기 싫다”며 내 말허리를 자를 때가 있다. 그때 문득 어머님이 떠오르며 잘린 것은 말이 아니라 마음임을 깨닫는다. 공경은 부모의 말을 무겁게 듣고 부모의 자리를 무겁게 두고 부모의 이름을 무겁게 부르는 데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는 부모를 무겁게 여기는 사람이 하나님의 영광도 무겁게 여길 수 있는 법이다. 이제는 어머님의 걱정 한마디를 끝까지, 무겁게 받아 들으려 한다. 세 아들이 보고 있다.
한사무엘 총장(순복음대학원대)
<약력> △한세대 석사(MDiv) △독일 보훔대 구약학 박사 △한세대 구약학 겸임교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