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나쁜 데 써도 돼 이문재 시인의 ‘문자 메시지’라는 시가 있습니다. ‘형 100만원 부쳤어/ 내가 열심히 번 돈이야/ 나쁜 데 써도 돼/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잖아’. 이 시의 감동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시인으로서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는 형에게 동생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라며 격려합니다. ‘100만원’이라는 돈을 두고 혹자는 최저 시급 아르바이트 비용을 한 달 꼬박 모은 돈이라 해석합니다. 동생은 이런 피 같은 돈을 준 겁니다. 하지만 이 시의 가장 강력한 감동 포인트는 “나쁜 데 써도 돼”라는 말입니다. 정말 ‘나쁜 데 쓰라’는 게 아닙니다. 혹여 이 돈을 나쁜 곳에 탕진할지라도 형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변함없다는 뜻입니다. 형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싶은 동생의 마음이 반영돼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