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우리는 언제나
미국에서 목회하는 후배가 전화했습니다. 미국인 교회에서 새롭게 목회를 시작하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세 교회가 모여 한 교회를 이루고 있는 독특한 구조라는데, 그런 교회를 담임하게 됐으니 매우 중요한 자리에 서는 셈이었습니다.
통화 끝 코로나19에 확진돼 열하루 격리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자, 후배가 깜짝 놀라며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해 줬습니다. 아직 미국에서는 목회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마음이 있어, 자신은 벌써 두 번째 백신주사까지 맞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내용을 전하며 후배는 아쉬움이 담긴 한 마디를 보탰습니다. “한국도 그러면 좋을 텐데요.”
그럴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돼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지요. 얼마든지 먼저 맞으라고, 모두가 공감할 만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백신을 먼저 맞는다면 그야말로 돌 맞을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린 언제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마음이 아뜩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90130&code=23111512&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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