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말 그릇

‘말 그릇’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한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생겨난 신조어입니다.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을 찾아내 자신답게 말하자는 뜻인데 그런 자기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말 그릇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 그릇은 그 사람의 사람됨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행사에서 말 그릇에 관해 생각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자리였는데 행사를 마치고 난 뒤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공통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행사 담당자들의 언어 사용이 무례했고 거칠었으며 적지 않은 거부감이 들었다는 평입니다. 말 그릇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죠. 목회자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단 사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말을 통해 표현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말 그릇 안에 복음이 담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말 그릇을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보이게 할 수는 없을까요. 연말에 자신의 말 그릇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그 깊이와 넓이를 한 번쯤 진지하게 살펴야 하겠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출처] 국민일보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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