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부부의 연합

아들 내외가 며칠 머물다 돌아간 뒤에 우리 부부는 말다툼을 했다. 공깃밥을 푸는 아내의 습관 때문이었다. 나는 먹고 남을 만큼 풍성하게 담아주는 것이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내는 남지 않을 만큼 푸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반박했다. 우리는 끝내 일치하지 못하고 각자 원하는 양만큼 담아주는 선에서 합의했다. 이 단순한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우리 부부는 자라난 지역과 배경이 정반대이고 MBTI도 완벽하게 다르다. 오래 함께 살면서 많이 비슷해졌지만 여전히 다른 면이 더 많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는 갈등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갈등은 더 많이 더 깊이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는 하나님이 주신 개성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의 개성을 키워주고 서로 보완해주며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 경험하면서 우리는 깨달았다. 부부의 연합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화와 연대라는 사실을.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라는 사실을.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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