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보았습니다. 한 남자가 머뭇거리다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숨기는 게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집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자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말했습니다. “왜 떨어져서 말하냐”고 묻는 여자에게 남자는 “내 슬픔이 너에게 묻을까 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남자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그냥 힘들다고 말해. 그냥 옆에 있어 달라고 말하라고.”
우리는 미안해서 또 창피해서 혼자 슬픔을 지고 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슬픔은 함께 나눌 때 감당할 수 있습니다. 슬픔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슬픔이 나에게 묻을까 걱정할 게 아니라 상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다가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부정하다 생각하고 피하던 이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슬픔을 나누어 지셨고 희망을 선사하셨습니다. 슬픔과 우울함이 가득한 세상에서 홀로 슬픔을 부여잡고 씨름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슬픔을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