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이혼하고 자녀와 어렵게 사는 한 집사님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남편의
외도로 어쩔 수 없이 이혼했는데 같은 교회 권사님이 용서하라는 조언을 수시로 한다고 했습니다.
믿는 사람이 그래서 되느냐고, 결국 용서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면서요. 남편의 외도는 일회성이
아니고 수년 동안 지속됐던 사안이었습니다. 이혼 당시에도 내연녀와 헤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그 권사님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그런 충고를 했다고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정말 다시 남편과 재결합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집사님에게 ‘용서를 하는 것과 재결합은 다른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마음으로 용서한다고
꼭 같이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강요합니다. 용서는 누구의 강요에 의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이 살아야만 진정한 용서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집사님은 이 두 가지를 분리하면서
훨씬 더 빨리 용서에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 권사님처럼 남의 인생에 용서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마음을 먼저 살피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김민정 목사(좋은목회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