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이성준 목사(인천수정성결교회) 24

[겨자씨] 기말시험

[겨자씨] 기말시험 대학 4학년 마지막 기말시험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과목 시험 일정이 신대원 입시와 겹친 것입니다. 교수님을 찾아가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리포트 추가 제출을 예상했는데, 교수님은 구술시험을 치르겠다고 했습니다. 교수님과 일대일로 치르는 구술시험 준비는 피를 말렸습니다. 도무지 무엇을 질문할지 예상되지 않았기에 한 한기 공부한 것을 다 보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구술시험 현장은 부드러웠습니다.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중 교수님이 점수를 더 주기 위해 배려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힌트를 주면서 어떻게 답할지 방향을 정해주었고, 무명의 한 학생의 가능성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셨습니다. 그냥 적당히 점수를 주기보다 시간을 드려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어하는 교수님의 ..

[겨자씨] 옛날 사람

[겨자씨] 옛날 사람 교역자 전체 회의를 할 때 재미난 차이를 느꼈습니다. 그것은 세대에 따라 회의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구세대에 속하는 분들은 성경책을 지참하고 종이 노트를 지참합니다. 젊은 교역자들은 노트북이나 패드를 펼치면 준비 완료입니다. 스스로 아직 젊다고 생각하다가 옛날 사람이 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종이 성경을 읽어야 은혜가 되고, 손으로 써야 저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디지털로 읽고 그 자리에 직접 느낌을 저장하며 수시로 불러내 가공합니다. 과연 디지털 원주민 답습니다. 장년 세대는 아날로그 세대에서 조금 더 나아갔지만, 여전히 디지털 이민자에 그칩니다. 그래서 시대에 적응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한 분 ..

[겨자씨] 강 같은 사람

[겨자씨] 강 같은 사람 이스라엘 성지에 처음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요단강이 무척 작고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얍복강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실개천 같았습니다. 한강 같은 크고 넓은 강만 생각하다가 성지의 강을 바라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성지에는 우기에만 형성되는 간헐천도 있었습니다. 그릿 시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이 흐르다가도 기근이 닥치면 사라집니다. 강과 시내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수원지가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시내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길이 끊깁니다. 그래서 기근에 약합니다. 하지만 강은 그 근본에 수원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물이 공급됩니다. 기근을 만나도 물줄기가 계속됩니다. 우리는 아무리 기근이 닥쳐도 물줄기를 끝없이 흘려보내는 강과 같은 사람인가요. 아니면 한때는..

[겨자씨] 내게 있는 것

[겨자씨] 내게 있는 것 한라산 등반을 간 적 있습니다. 태풍이 지났지만 비바람이 심했습니다. 거센 바람에 우비가 찢길 정도였습니다. 등반하면서 준비물을 잘 갖춘 등산객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바람막이 옷에 붙어있는 모자로 머리와 얼굴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방수 싸개로 배낭이 젖지 않도록 했습니다. 등산이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비를 피하며 쉬다가 벗어 놓은 겉옷을 봤습니다. 목 부분이 두툼해 살펴보니 똑딱이 단추 뒤에 모자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구매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기능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탄식하며 이번엔 젖은 배낭을 살펴봤습니다. 바닥 부분에 지퍼가 있고 열어보니 방수 싸개가 있었습니다. 올라오면서 그토록 부러웠던..

[겨자씨] 낙엽의 의미

[겨자씨] 낙엽의 의미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가을의 끝을 알립니다. 과거 군대에서 가을은 낙엽 치우는 계절이었습니다. 사단 본부에 근무했는데, 아침 점호가 끝난 후 건물 주변 낙엽을 치우는 게 일과였습니다. 비라도 오면 바닥에 딱 붙은 낙엽은 몇 번씩 쓸어내야 겨우 움직이곤 했습니다. 피곤한 아침에 주어진 중노동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낙엽을 쓸지 말고 그대로 놓아두라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알아보니, 어제 사단장님이 본부를 지나다가 낙엽을 보고 ‘마로니에 공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즉각 참모진을 통해 ‘낙엽을 그대로 쌓아 놓으라’는 명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그해 남은 가을, 낙엽은 노동이 아닌 낭만의 상징이 되어 삭막한 병사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가을의 골칫덩이..

[겨자씨] 하드캐리

[겨자씨] 하드캐리 젊은이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드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용어인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공헌한 플레이어에게 사용하는 말입니다. 비단 게임뿐이겠습니까. 세상 어디든지 과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누군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 나타나야 비로소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군과 우국지사가 이런 일을 감당했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미국과 연합군의 수고를 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많은 의료진과 공직자가 이 일을 감당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누군가의 헌신 위에 지탱되고 있습니다. 영적으로 보면 망할 것 같은 세상이 여기까지 온 것은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의 힘 때문입니다. 온 세상 죄의 짐을 홀로 지고 ‘하드캐리’하신 덕분입니다. 그 예수..

[겨자씨] 대체 불가능

[겨자씨] 대체 불가능 엔에프티(NFT·Non Fungible Token)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 자산’을 뜻합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소유권 주장이 곤란한 디지털 자산에 지문처럼 그 권리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디지털 생태계는 복제, 변경 등이 너무 쉽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공을 넘어 어디든 동일하게 복제되고 유포되는 장점에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반작용으로 불법이 판치며 저작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러던 차에 등기하듯 원본 증명을 하고, 희소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입니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에 열광하는 현상을 보며 하나님이 만드신, 진짜 대체 불가능 자산인 ‘사람’을 생각해봤습니다. 디지털 자산도 사람이 만듭니다. 사람만이 기술을 개발하며..

[겨자씨] 가치 사슬

[겨자씨] 가치 사슬 가치 사슬(value chain)은 기업에서 운영 효율을 위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위해 생산 과정을 엮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화 물결 속에서 전 세계가 촘촘한 가치 사슬로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사슬 중 작은 연결 고리에 문제가 생기자 전체가 멈추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일본이 정치 문제로 수출을 규제하자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큰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한국의 화물 자동차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희토류와 식량 등을 무기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가치 사슬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인간입니다. 죄인인 인간은 원죄가 있으므로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습성이 내..

[겨자씨] 철새

[겨자씨] 철새 한강 주변에 살다 보니 새들을 자주 봅니다. 강 주위와 천변 논, 작은 개울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본격적인 이동을 앞두고 충분한 영양을 축적하는 것이겠지요. 철새가 날아가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화살촉 모양으로 기류를 뚫고 날아갑니다. 앞장선 새가 힘차게 날갯짓을 할 때 좌우의 새들은 그 기류를 느끼며 함께 납니다. 앞장선 새가 힘들면 서로 교대를 해준다고 합니다. 날면서 서로 힘을 내라고 소리 내서 격려하기도 합니다. 새들을 보며 어떤 면에선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때를 압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동 준비를 합니다. 지금 사는 곳에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거주지를 박차고 과감히 떠납니다. 걱정하지 않습니다. 하늘 아버지가 기르심을 본능적으로 압..

[겨자씨] 김밥천국

[겨자씨] 김밥천국 길을 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김밥 한 개를 봤습니다. 지나쳐 가려다가 자세히 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김밥 한 개를 놓고 개미떼가 몰려와서 조금씩 뜯은 다음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개미집의 전체 구성원이 연합해서 바닥에 떨어진 김밥을 분해하고 옮겨 저장하는 일에 동원된 것 같았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김밥천국’이라는 제목을 붙여 봤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하잘것없는 김밥 한 개가 개미에겐 하늘에서 내린 축복이었던 것입니다. 그것 하나를 잘 저장하면 한 겨우내 천국처럼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미들을 관찰하다가 문득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은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아파트 청약 열풍 속 무엇을 먹을까 ..

[겨자씨] 관계 행복

[겨자씨] 관계 행복 아들이 무사히 제대했습니다. 코로나로 위험했던 시기라서 휴가 한 번 나오지 못한 채 군 복무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안전한 군대 내에서 보호받았습니다. 예방 접종도 두 차례 했습니다. 군대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동기들과 관계였다고 합니다. 훈련이나 업무, 제한된 환경, 간부나 고참이 아니라는 게 의아했습니다. 요즘 군대는 내무반을 동기끼리 배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까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고 스트레스도 되었겠다 싶었습니다. 사회에 복귀했지만, 군대처럼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이 없어 외로워하는 중입니다. 아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린다는 ..

[겨자씨] 게임의 재발견

[겨자씨] 게임의 재발견 호이징거는 그의 책 ‘호모 루덴스’에서 사람을 놀이하는 인간으로 정의했습니다. 사람의 본능 가운데 유희를 즐기는 특성을 간파한 것입니다. 음악 노래 춤 등 여러 예술 분야도 의식주 본능처럼 놀이의 본능이 확장된 것으로 본 것입니다. 최근 추억 속 놀이가 한 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과거 동네 골목에서 했던 딱지치기, 오징어 놀이, 구슬치기 등이 드라마를 통해 재발견된 것입니다. 이들 놀이의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해야 합니다. 돈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금을 긋고 규칙만 정하면 됩니다. 약한 자에게 이득을 주는 깍두기가 있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 다시 새 출발 할 수 있습니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는 세대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겨자씨] 공동 번영

[겨자씨] 공동 번영 한국은 저개발국의 성장 모델입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근면 자조 협동의 가치, ‘잘살아 보세’로 대표되는 어른 세대의 헌신이 세계적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지도자의 비전 선포와 전 국민의 동참, 자발적 노력이 어우러져 새마을운동이라는 세계적 부흥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표라 하더라도 국민 공감과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국민의 가치관 속에 민주적 원칙,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인간을 신격화하며 유물론적 가치관을 우선시한다면 그 나라는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가진 자의 소유를 빼앗는 정책, 이웃과의 평화 없이 힘만 과시하는 독불장군식 행보론 결코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갖고..

[겨자씨] 고개 숙인 벼

[겨자씨] 고개 숙인 벼 사는 곳이 신도시 개발지입니다. 아파트 단지의 성장과 함께 논에 있는 벼의 성장 과정도 지켜봅니다. 작은 모가 자라나 잎이 된 후 드디어 푸른 벼 이삭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분 며칠 사이에 그 푸른 벼들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늘 자주 보아온 벼 이삭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니 색달랐습니다. 그동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익은 후에야 고개 숙인다’고 오해했습니다. 벼는 어릴 때부터 고개를 숙이다가 잘 익어 수확을 앞둔 시기에는 꺾어질 듯 고개를 수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잎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고 있습니다. 아직 광합성을 하며 영양분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낱알들은 그 속을 채워갈수록 점점 더 ..

[겨자씨] 1인 미디어

[겨자씨] 1인 미디어 최근 1인 미디어의 등장은 혁명과도 같습니다. 과거만 해도 대규모 자본, 공중파의 힘, 광고 후원, 법적 뒷받침 등 대중 매체의 힘은 가히 권력 재력 다음에 제3의 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위협하는 매체가 부상한 것입니다. 재야의 고수 같은 크리에이터가 광장에 등장합니다. 유튜브 같은 매체가 새로운 시도를 유통하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조회 수와 구독자 수로 그들의 영향력이 실시간 측정됩니다. 그렇다 보니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만개합니다. 과거만 해도 언론이나 예능의 영역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의 리그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주목을 받습니다. 비주류라 여겨지던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