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크레티앵은 3번 연이어 캐나다 총리로 선출돼 10년간 국정을 이끌었습니다. 1997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크레티앵은 어렸을 때 발작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았고 안면이 마비되어 말도 어눌했습니다. 크레티앵은 정치인으로서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캐나다 최초의 장애인 총리가 되었습니다. 총리 선거를 앞두고 상대당은 크레티앵의 사진과 함께 ‘이것이 총리의 얼굴인가’라며 그를 조롱하는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크레티앵의 장애를 우려하는 소리들이 계속 들렸지만 크레티앵은 상대를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말을 잘 못하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나 어른 모두 말을 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을수록 호감이 가고 신뢰가 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말은 잘하는데 말에 담긴 내용이 공허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말은 어눌해도 진실된 말이 아닐까요.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잠시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잠 12:19)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