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에게 물었다. 새해 결심 같은 게 있냐고. 톡방에서 꼬리물기 이벤트나 해 볼까 싶었다. ‘핸드폰 멀리하기.’ 내가 톡을 올리자 한 친구가 운율을 맞췄다. ‘술 줄이고 살 빼기.’ 여기까진 뻔했는데 다음 주자는 조금 창의적이었다. ‘술 먹고 건강하기.’ 실현 가능성이 적어 더 도전적으로 들렸다.
마침 이 원고는 새해 1월 3일에 게재된다. 1월 1일보다 맞이하기 어려운 날이 3일이다. 세 배로 부담스럽다. 작심삼일의 법칙은 중력의 법칙만큼이나 굳건해서다. 3은 기독교에서도 무거운 숫자이다. 성부 성자 성령 3위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말은 알쏭달쏭하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신 지 사흘 만에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
새해 새로운 결심으로 3일을 살았다면 축하할 일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지만 그게 말처럼 쉽던가. 병오년 붉은 말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마음은 제멋대로이다.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펄떡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음을 붙잡아 위대한 숫자 3 앞으로 가져간다. 새 결심이 낡은 합리화의 옷을 주섬주섬 입으려는 찰나에 숫자 3을 붙잡는다. 거친 마음에 은총이 봄눈처럼 내리기를 소망하면서.
정혜덕 작가
국민일보(www.kmib.co.kr), 겨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