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정원에서 잡초를 뽑다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다고 엄살을 부렸다. 왜 잡초를 뽑았냐고 물어보았다. 가만 놓아두면 철쭉과 뒤섞여 보기 싫어진단다. 잡초와 철쭉이 같이 있으면 안 되냐고 다시 물었다. 정성껏 가꾼 정원을 무단 침범한 잡초는 뽑아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잡초라고 말한 그 풀의 이름을 알아보라고 했다. 이름을 알면 달리 보일 수도 있으니. 시큰둥하던 친구는 쇠뜨기, 개망초, 바랭이, 제비꽃 같은 잡초들의 이름을 찾아냈다. 이름이 있다는 것은 고유한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름도 없고 쓸모도 없다고 해서 잡초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직 이름을 모르고 쓸모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개똥쑥처럼 분명히 쓰임새가 있다. 잡초는 귀찮은 불청객 같지만 이름 있는 풀은 이웃 같은 존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름을 모른다고 함부로 잡초라고 부를 일이 아니다. 나도 간혹 쓸모없는 잡초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는 뜻이 있어 나를 지으신 하나님과 내 이름을 부르며 사랑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외로움을 떨친다.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