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45

[겨자씨] 나의 이름은 에바다

[겨자씨] 나의 이름은 에바다 누구도 자기 이름을 스스로 지어서 이 세상에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 지어준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며칠 전 노회 목회자 가족 수련회에서 이름을 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다양하게 각자 자기 이름을 지었습니다. 어떤 사모님은 자기 이름을 ‘에바다’(열려라)로 짓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모님 형제는 육 남매인데 그중 네 사람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래 남동생은 농아인이라 했습니다. 여러 해 동안 같은 노회에서 뵈었는데 사모님 가정의 그런 아픔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 동생은 어린 시절을 실의 가운데 보냈지만 놀랍게도 지금은 보청기 사업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사모님은 자기 이름이 ‘에바다’가 돼 동생의 말문도 열어 주고, 가족과 어려운 사람을 고쳐..

[겨자씨] 잠수복과 나비

[겨자씨] 잠수복과 나비 ‘잠수복과 나비’는 장 도미니크 보비라는 프랑스인이 쓴 책입니다. 손이 아니라 눈으로 썼습니다. 저자는 43세 때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가 됩니다. 이후 회복됐지만 왼쪽 눈 외에는 모든 몸이 마비됐습니다. 그를 도왔던 사람이 알파벳을 읽을 때 자기가 원하는 글자를 읽으면 왼쪽 눈을 깜박입니다. 그렇게 해서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구성해 마침내 책을 완성합니다. 육신은 잠수복을 입은 것처럼 자유롭지 못했지만 마음은 나비처럼 훨훨 날았습니다. 그는 눈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만 해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러운 신음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을 안아주지 못하는 ..

[겨자씨] 남과 다름

[겨자씨] 남과 다름 영화 ‘아마데우스’에는 화려한 음악의 선율만 흐르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 내내 더 강하게 흐르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쉼표도 없이 이어지는 비교의식, 경쟁의식입니다. 비엔나 왕실의 궁정음악가 살리에리에게는 나름의 중후한 음악세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젊은 모차르트의 재능과 자신의 음악을 비교하고 시기합니다. 그러다 결국 정신병원에서 자기 인생을 쓰라리게 되돌아보는 비참한 사람이 됩니다. ‘남과 다르다는 것’이 어느 누구나 일차적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다 다릅니다. 남과 다름을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 다름을 누리는 인생만큼 보기에 아름다운 인생이 없습니다.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를 자꾸 남과 비교하며 그 사람처럼 되라고 하는 것은 그 자녀에게는 희망고문입니다. 큰 고통을..

[겨자씨] 빠름보다 바름

[겨자씨] 빠름보다 바름 사막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경주를 랠리라고 합니다. 랠리에는 두 명의 선수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은 빨리 달리는 속도를 담당하고, 다른 사람은 가야 할 방향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책임을 집니다. 후자의 역할을 페이스노트(pace note)라고 합니다.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한들 방향이 잘못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보았던 간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태권도장 앞에 걸린 플래카드입니다. “우리는 빨리 가르치지 않고 바르게 가르칩니다.” 여태껏 우리는 속도에 너무 치중해 왔습니다. ‘방향이 바른지’보다 ‘더 빨리’가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방향 없이 빨리 달리는 길은 멋진 승자의 길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길입니다. 혼란의 시기에 절실히 ..

[겨자씨] 살아있는 신호등

[겨자씨] 살아있는 신호등 초등학교 때 보이스카우트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멋진 옷에 스카프를 걸치고 모자도 근사했습니다. 부잣집 친구들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은 이름도 생소한 ‘어린이 교통대’였습니다. 소품은 학교에서 받은 완장과 모자, 호루라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교통경찰 아저씨들이 오셔서 저희에게 학교 앞에서 교통 정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삼거리, 네거리에서도 실습했습니다. 어린이 교통대는 오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청년 때 일입니다. 교회로 가는 길에 예배당 앞 사거리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신호등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차들과 길을 건너려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거리가 혼잡했습니다. 저는 교회로 들어가지 않고 사거리 가운데로 뛰어나갔습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교..

[겨자씨] 코끼리 울리기

[겨자씨] 코끼리 울리기 코끼리 울리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상금이 걸려 있어 많은 사람이 참가해 코끼리를 울려보려 애를 썼습니다. 코끼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코끼리에게 다가가 귀에다 대고 무슨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코끼리가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해서 당신은 누구이며 어떻게 코끼리를 울리게 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은 선교사이고 코끼리에게 선교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저렇게 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선교사님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려고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실제 선교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선교가 힘들다는 이야기이지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

[겨자씨] 우리는 어디에서

[겨자씨] 우리는 어디에서 오늘은 미국의 246주년 독립기념일입니다. 해밀턴은 초대 재무장관으로서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입니다. 얼마 전 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을 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대사가 랩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래된 역사 이야기를 가장 현대적 방식으로 풀어가는 연출가의 역량은 대단했습니다. 뮤지컬은 건국 영웅에게 있었던 야망과 욕망 등을 다루면서 마치 오늘 나의 이야기 같은 공감을 자아내며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 10달러짜리 지폐에서 해밀턴의 초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초상화를 다른 인물로 바꾸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너무 높은 뮤지컬 인기 때문에 아직 그가 그곳에 머물러 있게 되었답니다. 해밀턴이 해밀턴을 살린 셈입니다. 이렇듯 역사에 묻혀 있었을 한 인물이 오늘..

[겨자씨] 흰 수건을 던지겠는가

[겨자씨] 흰 수건을 던지겠는가 복싱 경기 때 자기 선수가 질 것이 분명하거나 크게 부상할 위험이 있으면 링 밖의 코치는 흰 수건을 던져 포기를 표현합니다. 1977년 파나마의 카라스키아와 챔피언전에서 홍수환 선수는 2회에 네 차례나 다운됐습니다. 만약 코치가 너무 애처로워하며 흰 수건을 던졌더라면 3회전에서의 역전 KO승도 없었을 것이고, 4전 5기의 기적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45년 전 복싱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21일에는 실패 앞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여 우주를 날게 된 누리호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았고, 앞서 18일에는 18세인데도 힘겨운 연습을 포기하지 않아 마침내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임윤찬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모두가 극..

[겨자씨] 갈 곳이 없다

[겨자씨] 갈 곳이 없다 영화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이 함께 탈출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북한 소말리아대사 림용수(허준호)는 직원들과 가족을 데리고 한국대사관으로 와서 자신들을 받아달라며 한신성(김윤석) 대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갈 곳이 없다.” 너무 애처로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받아 준 한국대사관도 영원한 피난처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교회에 성경 번역 사역 선교사님이 오셔서 설교했습니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30년간 성경 번역을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5년 전 선교지에서 추방당한 후에도 소수 민족을 위한 성경 번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추방자인 그들이 매일 갈 곳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날도 빌린 차에 짐을 싣고 어..

[겨자씨] 담장 안에서 사는 것

[겨자씨] 담장 안에서 사는 것 새로운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교회 담장을 허문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교회가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자는 좋은 생각으로 그렇게 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담장을 없애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담장은 분리라는 의미보다 보호라는 존재 이유가 더 앞서기 때문입니다. 계명은 성도들을 세상으로부터 보호하시려고 하나님이 세우신 담장입니다. 사람이 만든 게임의 규칙이나 사회의 법규를 조금만 무시해도 자신은 물론 그와 함께하는 자들이 적잖은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계명의 담장을 넘어서면 기대했던 꽃밭이 아니라 온통 치명상을 안길 지뢰밭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 담장을 넘어갔다 쓰러져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도처에 많습니다. 그들의 가족도 공동체도 신음하고..

[겨자씨] 과녁과 통로

[겨자씨] 과녁과 통로 과녁은 화살이 꽂히는 곳입니다. 과녁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날아온 비난과 조롱과 비교의 화살이 꽂혀 있어 비틀거리고 아파하는 인생입니다. 사울은 과녁 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천천(千千)’이라 부르고 다윗에게 ‘만만(萬萬)’이라고 외치는 것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는 모든 과녁 인생이 그렇듯이 ‘그럴 수가 있나’라고 분노하다가 비참하게 쓰러졌습니다. 통로는 흘러가는 곳입니다. 통로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통로에서는 그 무엇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통로 인생에는 모든 것이 통과합니다. 어떤 멸시도 흘러갑니다. 온갖 비방도 지나갑니다. 통로 인생을 살았던 다윗은 피난 길에 시므이가 쏟아내던 저주를 잘 흘려보냈습니다. 그는 모든 통로 인생이 그렇듯 ‘그..

[겨자씨] 텍사스의 못다 핀 꽃

[겨자씨] 텍사스의 못다 핀 꽃 미국은 또다시 큰 충격과 아픔에 빠졌습니다. 지난주 화요일 텍사스의 롭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총기 사건 때문입니다. 19명의 초등학생과 두 명의 교사가 한 청소년이 난사한 총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너무 가여운 어린아이들. 못다 핀 꽃들인데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남겨진 가족과 어린 친구들은 물론, 그 누구도 이 아픔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 세상~.” 지금이 그 오월인데 어린이들이 꿈꾸는 푸르른 세상은 아니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어린이들이 꿈을 이룰 안전한 울타리는 텍사스에도 뉴욕에도 서울에도 없습니다. 그들에게 영원히 안전한 곳은 오직 예수님 품 안입니다. 온 세상 어린이의 진정한 푸르른 꿈은 예수님 안에서만 ..

[겨자씨] 안심하지 말자

[겨자씨] 안심하지 말자 누군가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교회 다니세요?” 다닌다는 대답을 들으면 안심이 됩니다. 적어도 그 사람에게 구원은 확보된 것 같은 안도감 때문에 다른 주제의 대화를 기쁘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대답에 아직 안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고 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 다니기만 하면 종교인입니다. 종교인에게 교회 다니는 이유는 ‘자기 행복’을 위한 것이지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아직 안심하면 안 됩니다. 예수님은 믿지만 교회는 안 간다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그런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우시고 친히 머리가 되시는 교회를 이런저런 이유..

[겨자씨] 5월의 듀엣

[겨자씨] 5월의 듀엣 얼마 전 교단 총회 개회예배에서 선교사님 부부가 듀엣으로 찬양을 불렀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자아낼 수 없는 아름다운 화음이 5월 어느 날 밤에 은혜롭게 펼쳐진 것입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서로의 소리를 넘어 서로의 마음까지 헤아려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듀엣 중에는 분명히 자기 절제의 미학과 함께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고도의 예술이 전개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그들의 높은 고음이 이어질 때 오히려 더 깊은 평화를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듀엣은 그들의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 가정에서도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할 때마다 자기주장만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상대방의 말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부부는 듀엣으로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 정도면 크게 인정해 주..

[겨자씨]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겨자씨]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코로나에 두 번이나 걸린 분도 계시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초였는데 상황이 쉽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며칠 전이었습니다. 양성 반응이 나온 날, 우리 교회 연세 많은 한 권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천국환송 예배 때 유가족과 조문객은 장례식장에 계셨고 저는 교회에서 온라인 줌으로 집례했습니다. 그다음 날 이어진 하관예배는 줌으로 할 수 없어서 난처했습니다. 그날 이른 아침, 다시 자가 검사를 하면서 키트에 한 줄만 보이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한 줄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저는 다행히 하관예배를 집례할 수 있었습니다. 한 줄, 음성 반응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배에는 닻줄이 있습니다. 닻줄이 여럿 있으면 안전할까요. 아닙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