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임종예배
원로장로님 한 분이 투병하고 계십니다. 겸손함으로 믿음을 지키며, 밝고 따뜻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을 돌아보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 병을 얻으니 덩달아 마음이 아픕니다. 걸을 만한 약간의 힘만 있으면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주일예배에 참석하시는 분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함께 예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는 장로님 댁에 가서 성만찬을 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로 교회에서 성찬식을 한 지도 오래된 데다 성찬식을 통해 장로님에게 주님의 위로와 힘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진지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찬을 나눴습니다.
장로님은 성찬식을 임종예배로 받아들였습니다. 주님을 모셨으니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었지요. 장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모든 예배가 임종예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앞의 시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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