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토요일이었던 지난 26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집 안의 모든 불을 끄고 촛불만 밝힌 채 보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주관하는 어스 아워(Earth Hour)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하고 변화를 만들려는 취지에서 시작한 어스 아워는 2007년 호주에서 시작됐는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집단행동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190여개국의 이른바 랜드마크들이 다 참여했다고 합니다.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브라질의 예수상,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독일의 브란덴부르크문에서 불이 꺼졌고 많은 기업도 자발적으로 소등에 참여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집 안 모든 전기 시설을 다 끄고 보니 느닷없는 고요와 새로운 관심이 찾아왔습니다. 식탁 위에 켜둔 촛불이 정말 희망의 촛불로 보였습니다. 교회에도 미리 알렸는데, 의외로 많은 가정이 촛불을 켠 사진을 공유하며 어스 아워에 참여했음을 알려왔습니다. 누구보다 아이들이 좋아라 했다는군요. 온 세상이 휘황찬란해야 희망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불을 끄니 군데군데서 희망이 밝혀지고 있음을 체험했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희망’이 이렇게 자라나고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겨자씨] 불을 끄면서 희망을 밝힙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8181&code=23111512&cp=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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