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터널 시야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리프에게 처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은 ‘소피의 선택’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자 윌리엄 스타이런은 자신의 경험을 그린 회고록 ‘보이는 어둠’에서 우울증의 고통을 이렇게 말합니다. “우울증은 신비로운 고통을 수반한다. 증상도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고 기묘하고 포착하기 어려워 이것을 글로 표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일상생활의 흔한 친숙한 우울함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상태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극단적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겐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일명 ‘터널 시야’로 자신이 마치 터널 안에 갇힌 것 같아서 그 우울함의 터널 속에서 다른 어떤 것도 보지 못하고 오직 어두운 곳에만 시선이 고정된 상태입니다. 이들은 터널 밖에 또 다른 세계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 시도를 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극심한 핍박 속에 갇힌 사도 요한에게 말씀했습니다. “이리로 올라오라.”(계 4:1) 눈에 보이는 어둠은 전부가 아닙니다. 터널 밖에는 눈 부신 태양이 있습니다.
박지웅 목사(내수동교회)
[출처] 국민일보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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