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잠 못 드는 새해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위기에 봉착합니다. 비평가와 독자로부터 이어지는 혹평 속에 작가로서의 명성이 내리막길을 달립니다. 파산 위기에 알코올중독에 빠졌습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상황을 시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이지 깜깜한 영혼의 밤에/ 시계는 매일매일 언제나/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새벽 3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 삶의 모든 순간이 암울함으로만 이어지는 참혹한 인생에 대한 표현이겠지요.
1970년대 유신독재의 탄압에 시달리던 시인 김지하는 당시 자신의 무기력함을 역시 새벽 시간에 빗대어 표현한 바 있습니다. “새벽 두시는 어중간한 시간/ 잠들 수도/ 얼굴에 찬 물질을 할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다 (중략) 가만 있을 수도 없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새벽 두시다// 어중간한 시간/ 이 시대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벽 2시, 새벽 3시의 불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정국을 염려하며 밤에 휴대전화를 켜고 뉴스를 살핍니다. 2025년 새해는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살아나 법질서가 회복되고 온 시민이 평안하게 잠들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도합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출처]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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