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면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다는 고립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믿음이 흔들려 소망의 끈을 놓기도 하고 교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하나님이 가장 잘 드러날 때는 그분이 우리로부터 가장 멀리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일 때”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아파하고 계셨음을 훗날에야 깨닫곤 합니다.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십자가에서 하나님이 예수님과 함께 죽으심으로 진정 전능한 하나님이 되셨으며, 사람들이 고통당하도록 벌주시거나 내버려 두시는 분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함께 고통당하시고 죽으심으로 사랑을 완성하신 하나님이 되셨다고 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절규는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나 항의가 아닙니다. 우리가 치러야 할 죄의 대가를 대신 짊어진 대리적 버림받으심의 고통입니다. 나를 위해 대신 버림받으신 주님의 그 사랑이 지금도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 은혜에 힘입어 어려움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