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올레길을 일궈낸 서○숙 이사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며 그가 생전에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23년간 기자로 살던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한 영국인 여성을 만납니다. 그 여성은 무한 경쟁과 아파트 숲에 갇힌 한국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너희 나라야말로 이런 길이 필요하지 않겠니? 어서 돌아가 네가 직접 길을 만들어.” 이 말은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소명이 됐고, 이후 그가 일궈낸 올레길에서 수많은 이가 평화와 위로를 얻었습니다.
정○승 시인은 시 ‘봄길’에서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노래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런 분이셨습니다. 우리가 멈춰 선 사망의 끝자락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도록 스스로 길이 되셨습니다. 죄로 깨진 세상을 하나님 은혜와 잇는 유일한 가교가 되신 것입니다.
인생은 담을 쌓는 삶과 길을 내는 삶으로 나뉩니다. 나를 위해 기꺼이 길이 돼 주신 주님의 은혜를 입은 우리 역시 이제는 누군가에게 살길과 갈 길을 내어주는 소명자로 살아야 합니다. 길이 되는 사람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