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선율의 위로클래식 음악으로 불리는 서양 고전음악을 좋아한다. 몇십 년째 좁고 얕게 즐기는 수준이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장을 찾는다. 신년 음악회 티켓을 예매했다. 설렘과 기대감으로 지휘자가 입장하길 기다렸다. 힘찬 박수 소리와 함께 지휘자가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그는 지휘봉 대신에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연주하겠다며 곡이 끝나면 박수를 치지 말고 묵념을 해 달라고 말했다. 곧이어 감미롭고 부드러운 오케스트라 선율이 홀 전체에 퍼져 나갔다. 연주자들의 손끝에서 살아난 음표들이 천천히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객석에 앉은 생면부지의 청중들이 한마음이 돼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강요나 억지가 아닌 감미로운 음악의 권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