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111

[겨자씨] 성도라는 친구

[겨자씨] 성도라는 친구 예배 후 교우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낯선 분이 인사를 건넸습니다. 청소년 시절 우리 교회에서 5년간 신앙생활을 했다고 소개하면서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 같이 신앙생활 한 친구가 보고 싶어 교회를 찾은 것 같았습니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길래 나이를 확인 후 장로 한 분을 소개했더니 “우와 우리 동창이었어. 친구야 반갑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성도 간 관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일반적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교우들 관계가 형식적이고 피상적으로 변했습니다. 교회 공동체 일원이면서도 서로에 관한 관심도 부족하고 오히려 관심 두는 걸 부담스러워 합니다. 형제·자매란 호칭은 그저 호칭일 뿐입니다. 오히려 직분을 중심으로..

[겨자씨] 덩칫값

[겨자씨] 덩칫값 “덩칫값 좀 하십시오.” 흔히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흠칫 놀랍니다. 한국교회를 향한 소리 같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한국교회 교인은 인구의 20%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고 너나 할 것 없이 한국교회 덩치는 자랑거리가 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급격하게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덩칫값 하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중 덩치는 큰데 엔진 출력이 약해 고개를 올라가기도 버거웠던 차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덩치는 작아도 엔진이 좋아 놀라운 힘을 지닌 차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향한 한 가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교회 사이즈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약 초기 시대나 우리나라 기독교 초..

[겨자씨] 어깨 내주기

[겨자씨] 어깨 내주기 장례예배를 인도해야 해서 월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평소에 4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이날은 한 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그러나 곧장 다른 마음이 생겼습니다. 목회자들은 보통 월요일에 쉽니다. 더욱이 교회 가까이 있는 사택에 주로 살다 보니 ‘월요일 출근길 교통 체증’을 경험할 일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 그 순간 꽉 막힌 도로 위, 내 주변에 있던 운전자들에게는 이게 일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쉽지 않은 일상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매일 이 길을 뚫고 일터로 향하는 이들의 삶이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월요일 출근길의 답답했던 순간이 마치 우리네 삶을 상징하는 듯 보였습니다. 실제로 이날 봤던 도로에서 우리 삶의 일면을 본 것 같습니다. 우리 삶의 한 현..

[겨자씨] 작은 연못

[겨자씨] 작은 연못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젊은 시절 참 많이 불렀던 김민기의 ‘작은 연못’이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입니다. 이 노래는 청년 시절 저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의 가슴을 울렸던 노래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이 노래가 유난히 마음에 들어옵니다. 노래에 담긴 의미를 가수가 직접 밝힌 적은 없어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노래를 즐겨 부르던 이들은 당시 사회상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 노래가 다시 제 가슴에 담기는 건 과거 정치 상황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갈등과 대립이 사회 전반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폭력적인 ..

[겨자씨] 최선의 또 다른 의미

[겨자씨] 최선의 또 다른 의미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한번은 야구 경기를 시청하다가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팀이 지고 있다가 동점까지 갔는데 결국 졌습니다. 제게 이 경기가 특별했던 이유는 동점 이후 지는 과정까지 나타나는 선수들의 변화상 때문이었습니다. 지고 있다가 동점을 만들었으니 선수들은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패하고 말았습니다. 선수들이 실수했거나 게을렀거나 생각 없이 경기에 임한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이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 진 것이 아니라 힘에 부쳤거나 실력이 모자라 그렇게 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최선의 또 다른 면을 생각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경기에 대..

[겨자씨] 우리가 불러야 할 노래

[겨자씨] 우리가 불러야 할 노래 슬픔이 쌓인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까요. 정치 표류와 극한 대립, 경제 불안, 나라를 둘러싼 국제 질서의 혼란, 증오와 대립·차별 등의 사회적 분위기,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그리고 소리뿐인 정의 등이 겹치고 있습니다. 슬픔이 쌓인다는 표현이 옳다면 지금 우리 현실이 그런 것 같습니다. 더욱이 한국교회 현실을 보면 슬픔이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 이제 어떻게 합니까.” 이 질문이 제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곤 합니다. 저 또한 모자란 게 많아 늘 두려움만 가득하고 그저 넋을 잃고 상황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 나약함이 저를 포로로 잡습니다. 그래서 슬픔이 쌓여 갑니다. 문득 연로하신 할아버지께서 자주 부르셨던 찬송이 기억납니다. “나 주를 멀리 떠났다 이제 옵니..

[겨자씨] 모순투성이 세상

[겨자씨] 모순투성이 세상 더위의 맹폭이 삶의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더위를 피하고자 냉방기를 틉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하기 위한 냉방기가 결국 기후 변화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오히려 더위를 부추기는 셈입니다. 이렇게 우리 삶은 모순 속에 존재합니다. 모순이라는 말이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서 비롯됐는데도 여전히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니 모순 자체가 우리 삶의 한 부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모순은 모순에 머물지 않고 역설을 낳기도 합니다. 마가복음 8장 35절은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고 말씀합니다. 잃는 것은 얻는 것의 반대인데 잃어야 얻는다고 말씀하고 있으니 모순..

[겨자씨] 지지와 연대

[겨자씨] 지지와 연대 무더운 날씨 탓에 낯선 경험을 했습니다. 예배 후 성도들과 악수를 하는데 민망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맞잡은 서로의 손이 너무 축축했습니다. 당황스러웠고 악수를 계속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어디 기후 변화뿐일까요. 세상의 변화는 광속이라고 표현할 만큼 빠릅니다. 일을 추진할 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하나는 ‘좋은 방법과 비협조적인 상황’이고 다른 하나는 ‘좋지 않은 방법과 협조적인 상황’입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의 결과가 더 좋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가 어려움을 견디는 방법은 목적 지향적인 데서 벗어나 따뜻한 연대와 지지라는 사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렇게 힘든 상황이 되면 서로를 원망하거나 ..

[겨자씨] 버스 밀어 올리기

[겨자씨] 버스 밀어 올리기 중학교 때 일입니다. 길 위에서 버스가 고장 나는 건 낯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고개를 오르던 버스가 멈춰 섰습니다. 운전기사가 밖으로 나가 한참을 살피더니 승객들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내리막이니까 버스를 조금만 밀어 고개까지 오르도록 도와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버스에 시동이 걸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시 타고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승객들이 두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자며 버스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버스가 언덕 위로 올라갔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놀랍게도 시동이 걸렸습니다. 기사는 서둘러 승객을 태웠고 모두 손뼉을 쳤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런 정신’을 그리워해 봅니다. 고장 난 건 버스였고 요금을 낸 승객은 서비스만 ..

[겨자씨] 좋은 연결자

[겨자씨] 좋은 연결자 책상 위 작은 화분에는 선인장의 일종인 ‘스투키’가 자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물주는 게 까다로울 것 같아 검색해 보니 흙이 바싹 말랐을 때 줘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2~3주에 한 차례 주되 흠뻑 주라는 안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분이 바싹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물을 주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분의 위치입니다. 매일 보고 싶어 책상 위에 뒀는데 자라는 식물을 보는 건 좋았지만 역설적이게도 흙이 말라가는 걸 보는 게 힘들었습니다. ‘식물이 수분 하나 없는 흙에서도 살 수 있을까’ 하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다리지 못하고 가끔 물을 손가락에 묻혀 스투키에게 직접 떨어뜨려 주곤 합니다. 그러면 ‘믿거나 말거나’ 스투키가 웃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관계도 이럴까요. 관..

[겨자씨] 맹신은 금물

[겨자씨] 맹신은 금물 지인 집 출입문이 고장 난 일이 있었습니다. 철문이라 고치기 쉽지 않았는데 이분은 용기를 내 직접 고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철문을 고치려니 전기 용접기까지 구해 용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도 생겼습니다. 전기 용접기를 사용한 뒤 눈이 붓기 시작하고 눈물이 계속 흘렀습니다. 지인들은 병원에 가라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하루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해졌고 화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잘 치료받고 이제는 건강해지셨죠. 이분을 보면서 두 가지 맹신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나는 ‘할 수 있다’는 맹신입니다...

[겨자씨] 핀셋 지원

[겨자씨] 핀셋 지원 제가 사는 동네에는 개천이 하나 흐르는데 그 옆에 산책길과 자전거 길이 잘 조성돼 있어서 운동하기에 참 좋습니다. 자전거를 타면 보통 20㎞ 정도 타는 편인데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행인들을 보면서 무척 다양한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루는 제 앞에서 자전거를 타는 분이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조금 빨리 페달을 밟아 가까이 갔더니 “야, 너희들이 뭘 알아. 너희들 까불지 마”라는 말을 반복해서 외치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다만 연거푸 소리치시는 걸 보니 뭔가 사연이 있으신 듯했습니다. 온종일 마음이 쓰였습니다. 요즘 사회 부적응자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대..

[겨자씨] 미루나무 동네

[겨자씨] 미루나무 동네 제가 살았던 동네 앞에는 미루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아이들은 박목월 시인이 작사한 노래를 참 좋아했습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한 이유 중 하나는 병풍처럼 펼쳐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광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누가 물어봐도 “미루나무 동네 살아요”라고 답했죠. 성인이 된 뒤에 동네 어른들에게 동네에 왜 그렇게 많은 미루나무가 심겼는지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답은 이랬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넓은 들판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면 거치는 게 없이 동네로 세차게 불어와 거센 바람을 막아보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미루나무는 두 가지 역할을 했습니다. 먼저 강풍을 막아 주는..

[겨자씨] 바울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

[겨자씨] 바울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종종 우리 신앙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게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울입니다. 저는 바울만 생각하면 제가 얼마나 초라한 사람인지 알게 되고 주눅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장면도 하나 있습니다. 바나바와 결별하는 순간입니다. 사도행전 15장은 그들의 결별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39절에 보면 바울이 바나바와 심히 다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울도 이렇게 다투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바울이 편한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바울의 첫 번째 선교여행 중 바나바의 조카 마가가 선교 여정을 포기하고 귀향합니다. 바울은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마가의 부족한 헌신에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바나바는 바울의 두 번째 선교여행에 마가도 ..

[겨자씨] 감사 열등생 스트레스

[겨자씨] 감사 열등생 스트레스 어떤 분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그분은 가난을 대물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앙생활도 착실히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 결과 상당한 재력가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 사건으로 그동안 쌓았던 재물이 순식간에 다 날아갔습니다. 절망과 분노는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재기할 수 있게 된 건 감사를 발견한 덕분이었습니다. 놀라운 힘을 지닌 감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결과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고통의 무게가 사람마다 각각 다르지만 어떤 분은 해결할 수 없는 일 앞에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그래도 감사하라” “감사하면 이길 수 있다”고 충고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