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111

[겨자씨] 한 페이지라도

[겨자씨] 한 페이지라도 사할린 한인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들에 관한 생애사를 연구한 책이었는데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할린에서 우리나라로 영구 귀국한 한 동포는 연구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국사책에 한 페이지라도 기록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그것도 많다면 적은 분량이라도 남겨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할린 한인들은 영구 귀국이라는 선물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대답하신 분의 마음에는 사할린 한인의 삶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어디 그분만의 이야기겠습니까. 일제강점기 우리 역사에 드리웠던 아픔 중 하나인 사할린 한인의 이야기처럼 역사에는 어둠이 있기 마련..

[겨자씨] 먼 스승과 가까운 스승

[겨자씨] 먼 스승과 가까운 스승 이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사람의 이야기는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고 용기를 내게 만듭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위인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누구나 이순신 장군처럼 되기 어렵고 워런 버핏처럼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리오넬 메시 같은 축구 선수가 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죠. 신앙적으로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바치려고 산을 오른 아브라함 같기가 쉽지 않고 사자 입을 무서워하지 않고 신앙의 절개를 지켰던 다니엘처럼 되기 쉽지 않습니다. 무시무시한 돌멩이질 속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스데반 같은 신앙인이 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조금 더 나은 인격의 사람이..

[겨자씨] 웃는 공동체

[겨자씨] 웃는 공동체 여러분의 가정은 즐거운 곳인가요.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가정을 즐거운 곳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앙 생활하는 교회 공동체는 즐거운 곳일까요. 교우들은 예배당이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예배당에 올까요. 지난 주일 창립 46주년 기념 예배를 하면서 ‘우리 교회는 즐거운 곳일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우들이 예배당을 향하는 마음이 가볍고 즐거우며 기대되는 교회 공동체이길 원하는 기도가 간절했습니다. 언제부턴가 한국 교회가 힘겨루기와 갈등, 차별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제는 교회 공동체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겨자씨] 든든한 울타리

[겨자씨] 든든한 울타리 한 프로야구 선수가 인터뷰 중 인상 깊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후배들이 경기장에서 주눅들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기량을 펼쳐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이 중요합니다. “책임은 선배들이 질 테니까 마음 놓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라는 존재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에게 사회적 분위기나 현재 자신의 상황 때문에 주눅 들거나 망설이지 말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말입니다. 사회에서도 “우리 선배들이 책임질 테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라”고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가득했으면 좋겠습니..

[겨자씨] 자존심을 지켜 드리자

[겨자씨] 자존심을 지켜 드리자 얼마 전 아버지께서 구순을 맞이하셨습니다. 가족이 모여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중 화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다 보니 청력이 약해져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던 겁니다.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보청기 사용을 제안했는데 그 말씀만 드릴 때면 애써 피하셨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모인 김에 돈을 모아 보청기를 맞춰 드리기로 했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부정적이셨습니다. 보청기를 거절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께서 지금 그런 상황에 놓여 있는 걸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마음이 언짢아 보였습니다. 저 또한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쇠처럼 단단하게 가정을 이끌어 주셨던 큰 산 같은 아버지의 약해진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참느라..

[겨자씨] 유산 읽기

[겨자씨] 유산 읽기 최근 100세 가까운 교회 어르신 한 분이 갑자기 응급실에 가셨습니다. 고령이었지만 건강하셨는데 최근 들어 움직임이 조금 힘들어 보였습니다. 다행히 치료받은 뒤 퇴원하셨고 곧바로 수요예배에 오셨습니다. 좀 쉬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드리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내가 올 곳이 여기 예배당이지요. 전 여기만 오면 그렇게 좋아요.” 제가 답했습니다.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 힘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말씀드리면서도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퇴원하신 것도 좋았고 다시 뵙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햇수가 길어지면서 한 가지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장례를 인도하는 일입니다.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교인 모두에게 정이 들 대로 들었기 때문입니..

[겨자씨]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겨자씨]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지난 주일에는 2·3부 예배를 부교역자에게 모두 맡기고 교회학교 예배에 참여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예배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을 어른 예배에 초청하는 ‘온 세대 예배’가 있지만 아이들을 찾아가는 예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찾아갔습니다. 아이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아이들의 언어로 눈높이를 맞춰 설교를 준비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제게 무척 소중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아이들을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배하는 시간 내내 아이들의 찬양과 몸짓,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가슴은 예배 시간 내내 쿵쾅거렸습니다.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이 세대별 간극을 얘기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간과 언어..

[겨자씨] 태도가 주는 영향

[겨자씨] 태도가 주는 영향 최근 한 찬양사역팀을 교회에 초청한 일이 있습니다. 워낙 잘 알려진 분들이라 많은 기대를 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찬양을 통해 많은 분이 감동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찬양 집회가 시작되기 전, 이미 그들을 통해 감동했습니다. 이들은 프로였습니다. 집회를 프로답게 준비해 주어진 시간을 감동으로 이끄는 힘이 있었습니다. 식사 시간, 악기와 음향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본 모습도 훌륭했습니다. 언어와 태도가 신사적이고 겸손했습니다. 냉정할 것만 같은 전문가가 아닌 그저 따뜻한 이웃 같았습니다. 전문가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성숙한 분들이었습니다. 저에게 한 가지 다짐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목사 노릇 하려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그저 제 아내..

[겨자씨] 성장하는 사람

[겨자씨] 성장하는 사람 누가 행복한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요.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성장은 단순히 능력치의 확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신선함을 가져다주는 기쁨을 맛보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 성장을 고려할 때 자신이 무엇인가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자신의 학습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을 학습 대상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정작 자신이 성장해야 할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인식하지 못하거나 착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성장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가 허사일 ..

[겨자씨] 성장판 지키기

[겨자씨] 성장판 지키기 성장하는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성장하길 원하는 마음으로 사는 건 그의 삶을 신선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런 방법이 있습니다. 살다 보면 자신보다 더 나은 실력과 조건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그 반대의 사람도 만납니다. 그럴 때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이 나의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보다 월등한 사람을 만나면 질투하고 반대의 사람을 만나면 우월감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건 월등한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얻어야 할 것을 놓치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돕고 채워주는 걸 통해 얻을 수 있는 인격 성장의 기회를 놓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월등한 사람을 선생으로 삼고 그렇지 못한 대상..

[겨자씨] 좋은 표현

[겨자씨] 좋은 표현 길을 걷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길을 건너려 하자 자동차가 멈춰 서길래 먼저 지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운전자도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꾸벅 인사하며 건너려는데 운전자도 웃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 일은 저를 온종일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작은 나눔이 서로를 얼마든지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중요한 건 늘 서로에게 좋은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두 가지 큰 유익이 있습니다. 첫째는 서로를 기분 좋게 하는 유익입니다. 양보한 사람이든 양보받은 사람이든 좋은 표현을 하는 건 상대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기회가 됩니다.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표시를 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둘째는 좋은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뒤 좋은 표현..

[겨자씨] 선한 그리스도인

[겨자씨] 선한 그리스도인 아내와 모처럼 카페에 들렀습니다. 커피를 마시다 보니 반려견과 함께 온 손님이 보였습니다. 한참 대화하다 나오려는데 개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로 그때 당황스럽게도 개가 작지만 분명하게 ‘으르렁’ 소리를 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신학생 시절 생각이 났습니다. 설교학을 가르치는 교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개한테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는 목사가 되어도 되는지 깊게 생각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농담 삼아 하신 말씀인데 선한 목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얘기였습니다. 선하면 손해보거나 조금 모자라는 것처럼 생각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약은 것, 계산이 빠른 것,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선호합니다. 정말 그래야 할까요. 잘못된 생각으로 우리 스..

[겨자씨] 잃어버린 품

[겨자씨] 잃어버린 품 드라마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슬픈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가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더군요. 옆에 있던 동료가 ‘나는 당신의 슬픈 마음을 다 알고 있으니 내게는 감추지 말고 다 드러내라.내 앞에서는 얼마든지 눈물을 흘려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할 일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특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2020년과 비교해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등 종교계 전반의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월등하게 높아진 수치가 있었습니다.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말에 ‘모름’과 ‘무응..

[겨자씨] 아이들도 교회 공동체 일원

[겨자씨] 아이들도 교회 공동체 일원 교회마다 다음세대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회 규모를 막론하고 교회학교에 대한 위기감은 동일하게 보입니다. 교회로서는 다음세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다음세대를 진정으로 환영하고 있는가’입니다. 늘 교회학교 부흥을 이야기합니다. 다시 일어서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합니다. 전도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진정으로 아이들을 환영할까요. 교회학교라는 기관을 세워놓고 거기에만 맡기는 것은 아닐까요. 교회학교는 교회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교역자나 교사 그리고 전문가들이 열심을 다해 다음세대를 이끌고 섬겨야 하겠지만 교회 공동체가 교회학교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

[겨자씨] 과거에 대한 재해석

[겨자씨] 과거에 대한 재해석 우리가 사는 현재는 과거가 쌓인 결과입니다. 동시에 미래를 향한 판단의 결과입니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우리에게 과거와 미래는 동일하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미래와 과거 사이에 판이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시간상의 차이도 있지만 과거는 미래보다 파악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경험 속에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더 나은 현재를 위해 미래보다는 상대적으로 파악이 쉬운 과거를 분석해 보는 것은 지혜로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과거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바로 지워버리고 싶은 것과 자랑하고 싶은 것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지워버리고 싶은 것은 외면하게 되고 자랑스러운 과거는 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과거가 정돈되지 못한 채 우리 안에 자리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