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113

[겨자씨] 판단의 여유

[겨자씨] 판단의 여유 가끔 면접위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면접에 들어온 분이 정말 맘에 들어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음 면접자도 매우 훌륭했다는 사실입니다. 좀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했는데 첫 면접자에게 너무 높은 점수를 준 탓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이런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면접을 보고 있습니다. 다른 예도 있습니다. 첫 면접자가 형편없었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만난 면접자는 첫 사람보다 월등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면접자가 객관적인 이력이나 성품 등에서 첫 번째 면접자보다 월등하지만, 두 번째 면접자에게 받은 영향 때문에 인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선 사례..

[겨자씨] 기다림과 존중

[겨자씨] 기다림과 존중 어머니가 자꾸 창밖을 내다보십니다. 아버지가 돌아오실 시간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평소보다 조금 늦으신 탓에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십니다. 아파트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면 단지 안으로 들어오는 마을버스가 보입니다. 매일같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어머니는 그렇게 창밖을 보며 아버지를 기다리십니다. 식탁에는 가지런히 반찬이 놓여 있고 아직 밥은 푸지 않은 상태입니다. 내다보고 계시다가 아버지가 아파트 마당 계단을 통해 올라오는 모습을 보시면 그때야 밥을 푸십니다. 이 광경을 보면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60년 관계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긴 세월을 함께 보내면서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습니까. 별의별 일이 다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그 긴 세월을 저렇게 정 깊게 사셨을까 생각해보니 두 단어가..

예레미야 2022.10.07

[겨자씨] 못 치기

[겨자씨] 못 치기 ‘못 치기’를 아십니까. 꽤 오래된 아이들의 놀이 중 하나였습니다. 못 치기에서 ‘못’은 우리가 다 아는 그 못입니다. 못을 무른 땅에 박습니다. 못 치기에서 이기려면 박힌 못을 넘어뜨리면서 동시에 내 못을 땅에 박아야 합니다. 더 굵고 긴 못일수록 유리하고 나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굵고 긴 못을 구하기 어렵단 겁니다. 그래서 잘 보관해야 합니다. 못뿐 아니라 구슬과 딱지, 머리핀 등을 많이 가진 친구들은 늘 어깨를 으쓱거리며 지냈습니다. 뭐가 그리 대단한 것들이라고 자랑했으며 자랑하는 친구를 부러워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중해서 그렇습니다. 남들은 별것 아니라 해도 자신에게는 소중하니 그것들을 보관하고 자랑한 것입니다. 조그만 것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

[겨자씨] 리모델링

[겨자씨] 리모델링 제가 섬기는 교회는 요즘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사를 하다 보니 불편하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리모델링 공사는 일상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교회의 여러 사역에 지장이 초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계획을 세웠지만 변수가 많이 생기면서 계속 수정해야 합니다. 계획은 계획대로 세워야 하고 수정은 수정대로 이뤄지니 복잡합니다. 쓸 만한 걸 버려야 할 때도 생깁니다. 그럴 때는 결단내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롭게 정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모양이나 색깔, 재료 선택과 위치 선정 등 수많은 요소를 수시로 정해야 합니다. 이 모든 걸 공동체가 함께 의논해 결정하는 과정 또한 까다롭습니다. 끝으로 완성되기까지는 최종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마지막 ..

[겨자씨] 나의 세계

[겨자씨] 나의 세계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크기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내가 알고 있는 범위를 묻는 말입니다. 우리는 다른 세계를 경험할 때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험의 크기가 확대될수록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의 크기가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까요. 시간과 기회 측면에서 보면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우리 삶은 제한된 크기 안에서 그것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삶은 범위의 차이가 있을 뿐 제한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제한된 경험으로 다른 세계까지 재단한다는 것입니다. 지혜롭지 못한 경우입니다. 진정한 지혜를 가진 사람은 ..

[겨자씨] 기대하는 결과

[겨자씨] 기대하는 결과 어떤 분이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좋은 의도로 선한 일을 했는데 미움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분이 계셔서 칭찬했는데 그것 때문에 다른 분이 상처를 받았다는 겁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좋은 일을 했을 때 칭찬해 주지 않더니, 다른 분을 칭찬하는 걸 보니 자신이 미움받고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을 하는 게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 때문에 당황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인간은 본래 언제나 좋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겨자씨] 역사적 책임감

[겨자씨] 역사적 책임감 최근 교회당을 수리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본래 계획한 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마련인데 그대로 하는 게 쉽질 않습니다. 애초 계획이 수정된 것 때문은 아닙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가령 땅에 묻혀 있던 물탱크가 발견되거나 벽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모르고 있던 구조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관이나 전선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렇듯 하나의 건물도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그 역사는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다면 삶의 영향력 크기와 관계없이 역사적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생각과 언어, 행동은 이미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향력의 크기가 다를 ..

[겨자씨] 조개나물 이야기

[겨자씨] 조개나물 이야기 희귀 식물인 조개나물은 놀라운 꽃입니다. 두 가지가 그렇습니다. 첫 번째는 이름이 꽃이 아니고 나물이라는 점입니다. 이유는 분명히 모르겠으나 아마도 꽃이 달린 원줄기와 잎이 고혈압과 감기 등의 약재로 쓰이고 이뇨제로도 사용되기 때문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보다는 이 나물이 주는 유용성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부른 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 나물이 갖고 있는 보슬보슬한 털입니다. 이것은 이 나물의 자기결정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꽃에 접근하는 벌레와 곤충에 대해 일부에만 접근을 허용합니다. 무엇보다 꿀벌에게 자기를 허용하는 독점성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훌륭한 꿀을 선물 받을 수 있습니다. 조개나물은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유익하고, 동시..

[겨자씨] 냄새

[겨자씨] 냄새 ‘냄새’는 재밌는 단어입니다. “그 사람, 사람 냄새 제대로 나.” ‘사람 냄새’에 대한 사전의 설명은 “인간다운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태도나 분위기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냄새는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그런가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그 사람, 냄새가 수상해” 같은 관용적 표현이 그렇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더 확실하게 드러냅니다. 냄새라는 단어가 어떤 단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냄새와 어떤 단어의 결합은 중요합니다. 성경에도 냄새와 관련된 내용이 있습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 받는..

[겨자씨] 아버지의 운전

[겨자씨] 아버지의 운전 아버지께서 이른 아침 느닷없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급한 일이 아니면 이런 시간에 전화하지 않으셨을 텐데 무슨 일일까 더럭 겁이 났습니다. 마음을 추스르며 아버지의 말씀에 집중했습니다.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이제 운전을 그만두기로 했으니 타시던 차를 파신다는 내용입니다. 그 순간 언젠가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늘 아버지가 운전하시는 차를 타시는 어머니께서 좀 불안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조심스럽게 운전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아버지 안색이 좋지 않으시더랍니다. 그래서 더는 말씀하지 않으셨답니다. 그런데 이제 아버지 스스로 선언하신 것입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아버지, 마음이 불편하시죠?” 지난밤 잘 주무시지 못했다고 하시는 아버지의 음성이 떨리..

[겨자씨] 신뢰의 눈

[겨자씨] 신뢰의 눈 “저는 제가 제 몸을 좀 덜 사랑할까 생각했습니다. 성경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자신이 없어서 제가 저를 좀 덜 사랑하면 그 기준에 맞게 이웃을 조금 덜 사랑하는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주일 예배 후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셔서 모두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중 대부분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게 그리스도인에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너 나 할 것 없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늘 한 가지 사인을 받아왔습니다. 그건 ‘우리는 너를 신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 대한 부모님의 신뢰가 감사했..

[겨자씨] 초 한 자루로 충분했습니다

[겨자씨] 초 한 자루로 충분했습니다 아주 깊은 오지로 선교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건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씻는 게 문제였습니다. 사역 때문에 밤늦게 씻어야 했는데 세면장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지의 밤은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씻는 장소까지 가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온몸은 땀에 젖었기에 씻지 않을 수 없어 용기를 내 겨우 움직였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듬어 겨우 도착했는데 바가지에 물을 뜨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비누를 내려놓으면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대충 물만 묻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한 분이 어디서 구했는지 초 한 자루를 들고 오셨습니다. 초 한 자루의 위력이 그렇게 대단한 줄 그때 알았습니다. 어두워서 생겼던 모든 문제를 ..

[겨자씨] 돌이킬 줄 아는 사람

[겨자씨] 돌이킬 줄 아는 사람 얼마 전 할아버님 추도예배를 했습니다. 할아버님 추도예배의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늘 같은 찬송을 부르는 겁니다.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늘 이 찬송을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새찬송가 273장입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 “나 주를 멀리 떠났다 이제 옵니다. 나 죄의 길에 시달려 주여 옵니다. 나 이제 왔으니 내 집을 찾아 주여 나를 받으사 맞아주소서.” 자신의 삶을 철저히 반성하는 내용을 담은 찬양입니다. 할아버님은 생을 정리하시면서 이 찬양을 통해 삶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지신 것입니다.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있답니다. “반성하는 자가 서 있는 땅은 가장 훌륭한 성자가 서 있는 땅보다 거룩하다.” 기독교의 가장 숭고한 가치 중 하나는 회개입니다. 성경은 늘 돌이키라고..

[겨자씨] 자기 통제

[겨자씨] 자기 통제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됐습니다. 사는 동네에서 광화문으로 갈 때면 자주 청와대 앞을 지나곤 합니다. 개방 이전에도, 개방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과 이후, 달라진 모습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은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개방 전에는 대통령의 근무 공간이니 통제가 있을 수밖에 없고 당연히 무질서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막무가내식 무단 횡단과 주차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좀 당황스러운 건 너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는 강했던 통제에 대한 반발계수가 작용한다는 생각입니다. 통제는 항상 반발계수를 만들어 냅니다. 불가피한 통제가 있을 수밖에 없..

[겨자씨] 몸 근육

[겨자씨] 몸 근육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교훈을 담은 속담입니다. 일을 빠르게 하는 것과 급하게 하는 건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일을 빠르게 한다는 말은 속도를 의미합니다. 능력이 있어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도 포함합니다. 그러나 급하게 한다는 건 뉘앙스가 좀 다릅니다. 일하는 데 여유가 없어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제합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가 호전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집중되는 관심이 하나 있습니다. 얼마나 회복할 것이냐는 회복의 정도입니다. 어떤 모임에 참석했는데 이런 질문이 오갔습니다. “몇 퍼센트나 회복됐어?” 급히 서두르면 일과 숫자만 보이고 길을 잃기 쉽습니다. 길게 심호흡하면서 찬찬히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