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정교회 전례 기도문을 읽어가다 한 문장 앞에 오래 머물렀다. 마음이 복잡해졌다. “우리 하나님은, 당신은 거룩하시나니, 당신은 성도들 안에서 쉬시나이다.” 처음 보는 낯선 표현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 안에서 내가 쉬는 것만 알았다. 예수님도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하나님이 내 안에서 쉬신다니. 도대체 무슨 뜻일까 찾아보니, 나의 하나님은 내가 하나님 안에서 안식할 때 내 안에 거하시며 편히 쉬신다는 의미였다. 자식이 행복할 때 부모가 행복하듯 하나님과 나는 함께 안식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얼마나 많은 세월 하나님의 안식을 방해하며 살아왔는가.
얼마 전 후배 목사에게 들은 고민이 떠올랐다. 그는 교회와 성도를 섬기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사역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을 위한 열심이 오히려 하나님의 안식을 방해할 수 있음을 자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교회 사역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거룩한 사역이라 해도 하나님이 내 안에서 안식하시도록 내 한계를 넘는 열심은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