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국민일보 겨자씨/2021년 겨자씨 184

[겨자씨] 비설거지

[겨자씨] 비설거지 후텁지근한 날씨에 설교 준비하느라 책상에 앉아 있을 때 갑자기 창밖이 요란해졌습니다. 무슨 일일까 싶어 밖을 내다보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잠깐 사이에 빗줄기가 시야를 다 가렸고, 천둥과 번개가 하늘에서 야단입니다. 우산을 챙기지 않은 채 길을 나섰던 이들이 서둘러 뛰기 시작하고 옆 공사장에서는 공사 현장을 덮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열어뒀던 창문으로도 비가 들이쳐 서둘러 닫습니다. 비가 오거나 혹은 오려 할 때 비를 맞혀서는 안 될 물건을 거두어들이거나 덮는 일을 ‘비설거지’라 합니다. 부엌에서의 설거지는 식사 후 이뤄지지만, 비설거지는 비를 예감한 후 이뤄집니다. 비가 오기 전 먼저 채비하는 것이지요. 가릴 것 없어 사나운 비를 그냥 맞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고단한 삶..

[겨자씨] 성미의 추억

[겨자씨] 성미의 추억 요즘 거의 사라졌지만 한국교회는 성미라는 은혜로운 전통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식사를 준비할 때 쌀의 일부를 덜어냈습니다. 그리고 주일 교회 입구에 있는 성미함에 부었습니다. 성미는 교역자에게 제공되거나 구제와 교회 공동 식사 등에 긴요하게 쓰였습니다. 십시일반이란 말이 있습니다. 과거엔 다들 먹고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덜어냄으로 살림의 길을 만들어 냈습니다. 덜어냈는데 오히려 번창했고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덜어냄을 실천했을 때 보탬의 기적을 확인했습니다. 과한 것이 꼭 문제를 일으킵니다. 음식을 조금만 덜어내도 건강이 증진될 것입니다. 말도 조금만 적게 하면 삶의 허물이 줄어들 것입니다. 욕심을 덜어내면 삶의 만족과 감사가 커질 것입니다. 요즘 다이어트..

[겨자씨]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

[겨자씨]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 최근 들어 사람들로부터 아프다거나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됩니다. 세상은 분명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는데 살기 좋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겐 어려움이 많은 듯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많은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 지냈지만 그들의 마음과 삶은 건강하고 넉넉했던 것 같습니다. 성경에 보면 그들의 삶은 가난한 사람이 없고 아픈 사람이 없었던 공동체같이 보입니다.(행 2:43~47) 그들은 날마다 성전에 모이고 떡을 떼고 소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하나님을 찬미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며 이들에게 믿음을 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들에게 믿음을 주셨던 하나님은 지금도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변이된 코로나19 바이..

[겨자씨] 보조 바퀴

[겨자씨] 보조 바퀴 손녀가 기도원에서 자전거를 탄 적이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쉽게 넘어져서 보조 바퀴를 달아줬는데, 이제는 제법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것 같아 보조 바퀴를 빼줬습니다. 중심도 잘 잡고 더 즐겁게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솔로몬이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린아이 같고, 출입할 줄도 모르고, 세상의 바람에 쉽게 넘어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힘이요, 산성이요, 의지와 도움이 되어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음 안에서 장성했다면, 어린 시절 의존적인 습관이라는 보조 바퀴를 빼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골리앗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섰던 다윗처럼, 갈멜산 위 850대 1의 영적 전쟁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선포했던 엘리야처럼 말입니다. 신실하게 나를 기르고 돌보..

[겨자씨] 논문 증발 사건

[겨자씨] 논문 증발 사건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의 일입니다. 컴퓨터를 끄지 않은 채 매일 10시간 이상 논문을 썼는데 논문 작성 일주일이 되던 날 갑자기 컴퓨터가 먹통이 됐습니다. 잠깐 쉴 때도 항상 파일을 저장했던 터라 다시 이어 쓰면 되겠지 싶어 컴퓨터를 껐다 켰습니다. 논문 파일을 열어본 순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간 쓴 내용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는데 이때 하나님이 깨닫게 해 주신 게 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어느덧 내 열심으로만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논문의 주인은 하나님입니다”라고 재차 고백하고 논문을 다시 썼습니다. 잠깐 자리를 비우더라도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고 논문을..

[겨자씨] 지우개

[겨자씨] 지우개 과학 저술가인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지난 2000여년간 있었던 위대한 발명품에 대해 “인간의 실수를 수정하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고무 지우개, 컴퓨터의 백스페이스(Backspace) 키, 수정용 화이트처럼 말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만약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면 과학은 물론 정부나 문화, 도덕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우개가 없었으면 우리는 쓰레기 더미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우개 역할은 단순히 지우는 것이 아니라 연필에 더 기회를 줘 다시 쓰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의 모든 죄를 지우면서 실수와 실패, 상처와 미움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줍니다. 오늘도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죄의 유혹을 이기고 하나..

[겨자씨] 명함 한 장과 하나님

[겨자씨] 명함 한 장과 하나님 두어 평 되는 흙벽돌 방에서 첫 목회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서울 용두동교회가 설립 80주년을 맞아 단강마을에 예배당을 짓기로 했으니 참으로 고맙고 귀한 일이었습니다. 기공예배를 드리던 날, 단강을 찾은 손님 중에는 고위 공직자였던 장로님도 있었습니다. 예배 후 식사 시간, 장로님은 지역 기관장들이 식사하는 곳을 찾아가 공손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명함을 전했는데 그분의 직함을 확인하고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봤습니다. 풋내기 전도사였던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며 괜히 으쓱해졌습니다. 그날 밤 일기를 쓰며 낮에 있었던 일을 돌아봤습니다. 명함 한 장으로 나도 모르게 들었던 든든한 마음, 그런 나를 두고 돌아봐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

[겨자씨] 섭리 그리고 하모니

[겨자씨] 섭리 그리고 하모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을 때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없게 되자 비어있는 성전에서 홀로 설교를 했습니다. 참 외롭고 슬프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매 주일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감동했던 순간은 성가대의 찬양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테너 각 파트를 맡은 성가대원들이 각자의 집에서 노래한 영상을 편집해 멋진 찬양을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보면, 실수도 잦고 습관적인 죄와 불평, 연약함이 가득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주의 섭리 안에서 합력해 선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인생, 나 혼자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믿음으로 살아가십시오.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살아갈 수 ..

[겨자씨] 덤의 은혜

[겨자씨] 덤의 은혜 요즘 택배주문을 많이 하는데, 덤으로 마스크나 휴대용 손 소독제 등을 보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우리와는 달리 미국은 덤이 거의 없는 나라입니다. 유학 초기엔 이런 문화적 차이 때문에 꽤 당황했습니다. 달력과 다이어리가 대표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선 연말이 되면 매장에서 달력을 덤으로 주고 여러 곳에서 다이어리를 보내오니 그중에서 골라 썼는데 유학 가서는 사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트에 가도 덤으로 붙여놓은 제품이 있고, 시장에서도 늘 덤으로 더 담아줍니다. 덤으로 받은 것은 나누기가 더 쉽습니다. 그래서 덤은 정을 나누는 참 좋은 문화입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덤으로 주는 은혜가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도 끝까지 사명을 감당하려 했던 갈렙에게는 건강을 덤으로 줬고, ..

[겨자씨] 고속도로 위의 오리

[겨자씨] 고속도로 위의 오리 지난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강원도에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여주에서 양평으로 향하는 도로는 이런 게 고속도로지 싶을 만큼 한산했습니다. 제한 속도도 110㎞여서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도로 위에 뭔가 눈에 띄었습니다. 종이상자의 일부 같기도 했고 타이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순식간에 곁을 지나치다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작은 물체가 아니라 오리였습니다. 어미 오리가 새끼 여럿을 데리고 도로 위에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도로를 건너려다 중앙분리대에 막혀 멈춘 것이지 싶었습니다. 나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지만 달리는 차들이 다 피할 수 있을까. 오리 가족은 무사히 도로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

[겨자씨] 다이아몬드

[겨자씨]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가 가공 대상인 이유는 그것이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돌이었다면 가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누구나 내면에 다이아몬드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치 있는 것이 숨어 있습니다. 발견 못 했거나 가공하지 않아 아직도 빛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냥 희고 작은 돌덩이입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정교하게 자르고 가공합니다. 수없이 갈고 잘라내 다양한 각을 만들어 빛을 반사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다이아몬드는 경이로운 아름다움과 빛을 선물합니다. 개인도 그렇지만 나라와 민족 속에도 보석이 있습니다. 연단받는 나라와 민족일수록 가능성이 숨어있습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오히려 축복이 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됐습니..

[겨자씨] 별을 헤는 마음

[겨자씨] 별을 헤는 마음 시인 윤동주는 별을 보며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 등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을 불러보며 멀어진 기억들과 알지만 잡을 수 없는 멀리 있는 것들을 불러본다고 합니다. 언택트 시대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의 추억이나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이 나기도 하며 조금은 ‘센치’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성경에 보면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뒤, 하나님은 조금은 낙심한 아브라함을 찾아와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다녀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돌라오멜 연합군에 잡혀 있던 롯을 구해온 뒤에 또다시 나타나셔서 하늘을 바라보고 별을 세어 보라고 하십니다. 아브라함이 보는 것만큼, 셀 수 있는 것만큼 자손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

[겨자씨] 손모아장갑

[겨자씨] 손모아장갑 열두 살 때쯤, 어김없이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5시에 시작하는 새벽기도에 늦지 않으려고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가 조용히 불렀습니다. “아가! 손에 끼고 가렴!” 털실로 뜬 손모아장갑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행복했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백성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모세의 인도를 따랐습니다. 일용할 만나와 구름기둥, 불기둥이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하나님은 은혜로 그들을 감싸고 손잡아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 합니다. 어려움이 생기면 필요한 만큼의 도움만 하나님에게 구하고 상관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

[겨자씨] 종이컵 하나만으로도

[겨자씨] 종이컵 하나만으로도 커피믹스는 종이컵에 타서 마셔야 제맛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내일 환경의 날을 맞아 종이컵 사용을 자제해보는 건 어떨까요. 종이컵 사용을 줄이면 그만큼 나무 벌채가 줄어 숲을 지킬 수 있습니다. 또 종이컵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도 늦추고 쓰레기 배출량도 줄일 수 있습니다. 종이컵 사용은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종이컵 안쪽은 플라스틱 필름으로 코팅돼 있습니다. 여기에 뜨거운 음료를 담아 마시면 코팅제에 함유된 환경호르몬을 섭취하게 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팅 물질 속 미세플라스틱도 뜨거운 음료에 녹아 나온다고 합니다. 종이컵 사용을 줄이는 한 가지 실천만으로도 자원을 절약하고 숲도 보호하며, 지구온난화도 늦출 뿐 아니라 건강도 지킬 수 있습니..

[겨자씨] 성냥불과 반딧불

[겨자씨] 성냥불과 반딧불 성냥불과 반딧불이 똑같은 불빛을 내는 것 같지만 다릅니다. 성냥불은 작은 입김에도 꺼집니다. 불꽃이 바깥 공기에 노출돼 있어 그러합니다. 그러나 반딧불은 비바람에도 빛을 잃지 않습니다. 그 빛이 자기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냥불은 금방 꺼집니다. 겨우 자기 몸을 태우며 불빛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딧불은 생명에서 나오는 빛이기에 오래 타오릅니다. 성냥불은 그을음을 남기지만 반딧불은 오염 물질을 한 점도 배출하지 않습니다. 물질과 명성은 잠시 계급장을 단 성냥불과 같습니다. 모든 계급장이 안개처럼 사라지면 주변에 모였던 사람들도 사라지고 허무의 그을음만 가득합니다. 반딧불은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으며 섬겼던 예수님의 성품과 닮았습니다. 이 불빛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