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습관’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Habit’은 수도자들의 옷을 뜻하는 ‘하비투스(Habitus)’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습관과 수도자들이 입던 옷이 무슨 상관일까 싶습니다. 그런데 수도자들의 일상을 떠올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오래전 대천덕 신부님이 계실 때 강원도 태백 예수원에 잠시 머문 적이 있습니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 모여서 함께 기도를 합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각자 맡은 곳에서 노동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모여 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일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기도회를 합니다. 매일 일상이 반복됩니다.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습관은 이처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옷을 입고 있나요.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갈 3:27)고 말합니다. 그리스도로 옷 입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반복하다 보면 나에게 잘 맞는 옷이 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익숙했던 세상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의 옷을 입어 거룩한 습관을 만들어가는 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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