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러진것을 감사합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113

[겨자씨] 조그만 화단

[겨자씨] 조그만 화단 제가 섬기는 교회에 조그만 화단이 있습니다. 조경팀이 화단을 만들겠다고 할 때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규모는 작고 그렇게 좋은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화단이 요즘 많은 분의 발걸음을 붙잡는 매력 덩어리가 됐습니다. 제각기 꽃을 피워내고 어디서 씨가 날아들었는지 이름 모를 꽃들이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시멘트 바닥, 회색빛 교회 마당에 형형색색 꽃과 초록빛 식물이 자리 잡으니 갑자기 교회 마당이 근사한 생명의 자리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화단 식물을 보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교회 마당이 사랑받는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초록빛이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우리 삶에도 화단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웃음은 장미가 되고 언어는 민들레가 되며 표정..

[겨자씨] 시선 고정 능력

[겨자씨] 시선 고정 능력 치타는 110㎞ 전후의 속도로 뜁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뛰면서 먹잇감을 찾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뛰는 치타를 유심히 살펴보면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몸의 모든 부분을 격렬하게 움직이면서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듯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머리입니다. 이게 가능한 건 치타의 목뼈가 탁월하게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치타의 목뼈는 아무리 심하게 뛰어도 머리를 마치 허공에 띄운 것처럼 상하 움직임 없이 고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에 치타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탁월한 사냥 능력을 갖춘 것입니다. 성령강림주일을 보내면서 교회도 치타의 시선 고정 능력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도 본래 목적을 고정하고 지속해서 끌고 갈 ..

[겨자씨] 삶의 유용성

[겨자씨] 삶의 유용성 “부가 증가할수록 유용성을 따지는 질문은 점점 더 사라진다. 유용성에 대한 세련됨과 우아함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도리스 메르틴은 저서 ‘아비투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자들의 경제 운용 방식과 중산층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산층은 경제적으로 안정됐지만 사용할 수 있는 재화에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유용성이 최대 관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산층은 제한된 재화를 가지고 얼마나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상의 부자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명성을 얻는 데 관심을 둡니다. 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재화의 양을 걱정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부자들이 엄청난 기부를 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겨자씨] 어리석은 개미

[겨자씨] 어리석은 개미 개미에 대한 한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미는 집단생활을 하는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물질은 ‘페로몬’입니다. 페로몬은 개미에게 길 안내와 위험 경보, 먹이 위치 안내, 가족 인식, 산란 억제 등의 역할을 합니다. 개미가 페로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신기한 건 페로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개미가 엉뚱하게 행동하다가 우연이 새로운 먹이에 대한 경로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 개미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오히려 개미 집단의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이바지하는 셈입니다. 어리석은 개미가 새로운 길을 찾는 인도자 역할을 하는 것이죠. 우리가 가는 길에 수많은 변수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삶의 변동성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세상에..

[겨자씨] 최선을 다하라고?

[겨자씨] 최선을 다하라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 ‘두 유어 베스트(Do your best)’라고 표현합니다. 간혹 ‘최선(best)’이라는 단어가 ‘모든 힘을 다 기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베스트’는 가장 좋은 것이라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우리말 ‘최선’은 ‘가장 좋고 훌륭함’이라는 뜻이죠. 모든 힘을 다 기울이라는 말과는 결이 다릅니다. 어쩌면 최선은 힘을 다 쓰는 게 아니라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결과를 위해서 말이죠. 운동선수는 몸에 있는 힘을 사용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모든 운동선수에게 통하는 공통된 조언이 하나 있습니다. 몸에서 힘을 빼라는 거죠.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은 힘을..

[겨자씨] 마음의 방

[겨자씨] 마음의 방 집에 방이 구분된 것처럼 우리 마음에도 방이 여러 개 있지 않을까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심리치료 중 ‘마음의 방 그리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걸 들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마음의 방 중 하나는 정서적인 것들을 통해서만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점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교훈과 하나님의 뜻 앞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노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정서적으로 메마르기 쉬운 환경입니다. 이걸 잘 아시는 하나님은 적어도 우리에게 세 가지 선물을 주셨습니다. 바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쉼입니다. 신앙은 우리 삶 전체와 관련돼 있습니다. 성경의 여러 책도 우리를 다양한 모습으로 위로해 줍니다. 정서적으로 풍부한 시..

[겨자씨] 가족에 대한 고민

[겨자씨] 가족에 대한 고민 요즘 전통적 가족 개념에 익숙한 교회에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 가족 개념에 대한 이해의 폭은 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사회 문화적인 상황이 급변하면서 전통적 가족 개념을 넘어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가족 확대가족 노인가족 재혼가족 동거가족 한부모가족 무자녀가족 집합가족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가족 등 다양합니다. 전통적 가족 개념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담아내는 게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사회사업협회(NASW)에서는 가족 개념을 ‘자신들 스스로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전형적인 가족 임무를 수행하는 2인 이상의 사람들’이라고 정의하는 실정입니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기도 하지만 교회를 구..

[겨자씨] 지름길

[겨자씨] 지름길 설교학의 대가 도널드 스누키안의 설교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한 가지가 생각납니다. 설교 제목은 ‘지름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해 주셔서 이집트에서 나와 40년간 광야 생활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강조하기를 40년 광야 길이 지름길이었다는 겁니다. 성경에도 지름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호렙산에서 세일산을 지나 가데스 바네아까지 열하룻길이었더라.”(신 1:2) 하지만 스누키안은 조금 다른 의미의 지름길을 말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열하루면 되는 길을 40년 동안 보내게 하신 건 거기서 하나님을 제대로 배우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배려였기에 그 길은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지름길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겨자씨] 따뜻함 얹어 주기

[겨자씨] 따뜻함 얹어 주기 어린 시절 우리 식구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그리고 4남매까지 모두 8명이었습니다. 모든 식구가 식사할 때면 밥상이 늘 2개로 차려졌는데 한 상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제가 앉았습니다. 다른 한 상에는 나머지 식구들이 둘러앉았죠. 이 자리가 제게는 때로 불편했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조부모님께 식사 예절을 배우며 식사하는 상황이었으니 좀 불편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식사 자리는 곧 따뜻한 자리로 변하곤 했습니다. 밥상에 앉을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제가 제일 좋아할 만한 반찬을 밥에 얹어 주시곤 했기 때문입니다. 제게 밥상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른의 역할을 배웠습니다. 바로 ‘따뜻함 얹어 주기’입니다. 교..

[겨자씨] 화장실 앞의 어머님

[겨자씨] 화장실 앞의 어머님 초등학교 시절 충격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간 순간 화장실 앞에 쓰러져 계신 어머님을 보게 된 것입니다. 어머님은 늘 집안일과 농사일을 하셨던 건강한 분이셨습니다. 편찮으신 건 상상도 되지 않던 어머님이 쓰러지신 걸 보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정신없이 한참 울고 있었는데 어머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과로로 잠시 쓰러지신 건데 아들이 눈물을 쏟고 있으니 놀라셨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아들 놓고 엄마는 절대로 죽지 않을 테니 그만 울어.” 그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혼자 두고 절대 돌아가시지 않을 거야.’ 어머님의 그 음성은 제 가슴에 지금도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 귀에 ..

[겨자씨] 세 가지 일

[겨자씨] 세 가지 일 한 성도에게 최근 세 가지 일이 일어났습니다. 첫째는 남편의 세례입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세례받기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이뤄진 것입니다. 그 간절함이 무엇보다도 컸기에 기쁨 또한 넘쳤습니다. 이를 전하는 성도에게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기쁨도 있었습니다. 결혼한 뒤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자녀가 생기지 않아 걱정했는데 드디어 하나님께서 생명을 선물하셨습니다. 소식을 전하는 성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기쁨의 눈물이 고였습니다.그런데 기쁨은 거기까지였고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병환 소식을 전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임신한 딸이 걱정할까 봐 소식을 감추었다고 말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어떡해요”라며 기도를 ..

[겨자씨] 그렇게 하는 척?

[겨자씨] 그렇게 하는 척? 몇 명이 모인 모임에서 식사를 하다 제가 이렇게 입을 열었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 소통, 통합이라는 단어가 입에 오르내리는데 그러는 척하지 말고 제발 진심을 담아 노력해 봤으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한 분이 이렇게 받았습니다. 그러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요. 이분의 이야기는 그러는 척하다 무슨 일만 생기면 돌변하는 모습 때문에 실망했다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척하는 게 분명 좋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꼭 부정적인 것도 아닙니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거야 그렇지만 싫어도 그 앞에서는 좋은 척이라도 하는 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늘 그렇게 하는 척하면 나중에는 정말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잠시 그런 척하지 말고 중..

[겨자씨] 배고픔

[겨자씨] 배고픔 누가 대한민국 이 백성을 진심으로 위할까요. 우리나라 국민은 일제 식민지 36년을 눈물 삼키며 견뎌내며 우리 힘으로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6·25전쟁은 해방된 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희망을 품고 일어서려던 민족의 무릎을 꺾는 사건이었습니다. 국토는 초토화됐고 주검은 산을 이뤘고 백성의 피는 강처럼 흘렀습니다. 희망이라고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이 나라 백성은 밤잠을 자지 않고 죽을힘을 쏟아 나라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경제 발전도 어려웠지만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는 데 쏟은 피는 아직도 우리 가슴에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큰 배고픔이 하나 있습니다. 이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지도자에 대한 배고픔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겨자씨] 누가 봄을 막겠어

[겨자씨] 누가 봄을 막겠어 제가 섬기는 교회 마당에 ‘영춘화’가 피었습니다. 마당 한편 축대 위에 늘어진 영춘화 가지에서 꽃잎이 활짝 열렸습니다. 영춘화는 물푸레나뭇과로 이른 봄 잎이 나기 전 꽃이 핍니다. 이름이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迎春花)인 이유입니다. 교우들이 꽃을 보고 감탄사를 쏟아냈습니다. 그중 한 말씀이 마음에 담겼습니다. “누가 봄을 막겠어.” 그분 말은 진리였습니다. 겨울이 아무리 깊고 강한들 다가오는 봄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섭리가 그런 것 아닐까요. 우리는 종종 진리가 감춰지고 의가 사라지는 세상을 두려워합니다. 거짓이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하나님의 통치가 멎을 것 같은 두려움이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계절도 멎지 않고 계속되는데 그..

[겨자씨] ‘짤’

[겨자씨] ‘짤’ ‘짤’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짤방’이라는 은어의 줄임말인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인터넷에 올리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그림, 동영상 등을 이르는 말입니다. 본래는 글만 올렸을 때 글이 삭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사진을 함께 올린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만 보고 전체를 이해한 것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염려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진은 한순간, 혹은 편집된 짧은 순간만 보여 줍니다. 사진의 내용이 전체와 같은 흐름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경험하면 할수록 두 가지 위험에 놓인단 겁니다. 하나는 전체를 이해하는 게 귀찮아지고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전체를 이해하려는 위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