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두려워서 하나님의 얼굴을 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하나님은 두려워하는 그들의 몸을 가죽으로 덮어주십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불쌍하게 보시면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고 말씀합니다.(마 9:36) ‘고생하다’란 말은 헬라어로 ‘껍질을 벗기다’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껍질이 벗겨진다는 것은 보호받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껍질 벗겨져 힘겨운 인생을 사는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먹이시고 교육하셨습니다.
반면 오늘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우리들의 껍질을 벗겨내려고 합니다. 껍질이 벗겨진 사람들은 기댈 곳 없어 절망해 자살하거나, 껍질 벗겨진 것이 두려워 남을 공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오세영 시인의 ‘그릇’이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껍질 벗겨져 의지할 곳 없고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점점 칼처럼 변하는 사람들의 껍질이 되어주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겨자씨]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됩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14290&code=23111512&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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