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자씨] 효율보다 사람이며칠 전 친구 일행을 이끌고 선교 유적지를 방문하던 중이었다. 나는 사전 답사를 거쳐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짰지만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출발이 늦어졌고 친구들의 걸음도 느렸다. 한 친구는 몸이 좋지 않아 지팡이를 짚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아픈 친구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대화 꽃을 피웠다.나는 늦어지는 일정 때문에 불안하고 짜증 났다. 일부러 나 홀로 멀리 앞서 걷기도 했다. 빨리 뒤따라오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면서 느긋하게 걸었다. 일정 관리를 맡은 나는 친구들이 원망스러웠다. 결국 식당에 사과하고 점심 예약을 취소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대열로 돌아가 함께 걸으며 즐거운 대화에 동참했다. 마음이 평안해졌다. 약간 늦었지만 유적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