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안타까운 이별

일 년 동안 만나왔던 30대 초반의 커플이 최근 이별했다. 모태신앙을 가진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주중에는 각자의 직장생활이 바빠 주로 주말에 만나 데이트를 했다. 두 사람은 취미도 비슷하고 만나면 대화가 즐거웠다. 문제는 정치였다. 형제는 보수적인 교회에 다니고 자매는 진보적인 교회에 다녔다. 계엄 사태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형제가 자매에게 정치 동영상을 자주 보냈다. 자매는 자기 소신에 맞지 않아 불쾌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자주 말다툼으로 변했다. 각자 자기 가정과 교회에서 습득한 정치적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치적 대화를 피하지도 않았다. 결국 파국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신앙인을 만나게 해달라는 오랜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기뻐했다. 서로의 청년부를 방문해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친구들도 목회자들도 좋은 열매를 맺으라고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정치가 끝내 만남을 중단시켰다.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헤어짐을 안타까워했다. 소식을 들은 청년부 목사님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치적 신념이 다른 신앙인들의 하나 됨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출처] 국민일보(www.kmib.co.kr),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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