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사인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가령 이런 시는/ 다시 한번 공들여 옮겨 적는 것만으로/ 새로 시 한 벌 지은 셈 쳐주실 수 없을까요.”
한 번 공들여 적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 한 벌 지은 셈 쳐달라는 말이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그가 공들여 적고 싶다 밝힌 시는 이성선 시인의 ‘다리’와 ‘별을 보며’라는 시였습니다. 시인의 글을
대하며 그 말을 기도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누군가 드린 기도를 마음을 담아
함께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주님께 바치는 좋은 기도가 될 수 있겠다고 말이지요.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됐습니다.
마음을 정돈하고 향기로운 기름을 준비하며 등불을 밝히는 계절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릴 수만 있다면/ 당신을 기다리는 기다림으로 죽어갈 수만 있다면/ 당신 마침내
“내가 당신을 기다릴 수만 있다면/ 당신을 기다리는 기다림으로 죽어갈 수만 있다면/ 당신 마침내
오지 않아도 좋다”라는 이현주 목사의 글입니다. ‘당신 마침내 오지 않아도 좋다’는 말에서 기다림의
참된 의미와 자세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조건이나 약속 때문에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다림의
결과가 어떠하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다림, 그것이 진정한 기다림이겠지요.
그만한 기다림이 우리 것이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